서울 전세 늘었다는데…규제·이주 덫 걸린 동북권 전세 '셧다운'

  • 서울 4.2% 늘 때 도봉 15.8%·성북 8.4% '급감'...매물 가뭄에 "부르는 게 값"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동북권 일대 전세 시장의 문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출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갭투자 문이 닫힌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부활로 퇴로가 막힌 다주택자들의 월세 전환까지 맞물리며 동북권 전세 시장의 매물 고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 매물은 열흘 전 대비 4.2% 증가했다. 그러나 동북권 외곽 지역은 전세 시장이 빠르게 닫히는 형국이다. 서울에서 전세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도봉구로 같은 기간 매물이 15.8% 급감하며 감소율 1위를 기록했고, 성북구 역시 8.4% 줄어들며 뒤를 이었다. 반면 고가 전세 대출 규제 압박을 받는 서초구는 14.1%, 마포구는 14.2% 늘어나는 등 상급지에는 매물이 쌓이는 미스매치가 극대화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가격 통계와 시장 심리도 임계점에 도달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2주 차(11일 기준) 조사에서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28% 상승하며 전주(0.23%) 대비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성북구는 0.54% 오르며 서울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북구(0.33%)와 동대문구(0.33%) 등 동북권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KB부동산의 서울 전세전망지수 역시 기준치(100)를 크게 웃도는 132.4를 기록했고, 전세수급지수는 113.7까지 치솟으며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심각한 ‘전세 가뭄’ 상태를 가리켰다. 실제 단지별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장위뉴타운의 대장주로 꼽히는 ‘꿈의숲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8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초 대비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갭투자 수요가 차단된 상황에서,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5500만원까지 벌어지자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하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양도세 중과 부활로 매매 퇴로가 막힌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기존 전세 만기 물량을 월세나 반전세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순수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집중된 정비사업 이주 수요 역시 동북권 전세 시장을 더 압박하는 변수다. 강북구 미아3구역(1037가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주 수요가 인근 성북·강북구 구축 단지와 빌라촌으로 유입됐고, 장위뉴타운 내 장위14구역(2500여 가구)도 최근 감정평가와 이주 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다.

현장에서는 이미 체감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성북구 전세는 이제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대단지 전세 매물은 포털에 올리자마자 대기자가 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문·휘경뉴타운 잔여 이주 물량과 상계뉴타운 이주 수요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동북권 전반의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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