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P 데스크 칼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미국 대통령

"아무도 이 직업이 이렇게 위험한 줄 말해주지 않았다."

트럼프가 그날 밤 기자회견장에서 꺼낸 말이다. 턱시도 차림이었다. 만찬장에서 총성이 울린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웃을 수 없었다. 그는 실제로 세 번 총구 앞에 섰다.

이번에도 총성은 예고 없이 왔다. 워싱턴 힐튼 호텔 연회장. 턱시도와 드레스가 오가던 '워싱턴의 밤'에 낯선 소리가 끼어들었다. 트럼프는 처음엔 쟁반이 떨어진 줄 알았다고 했다. 멜라니아가 먼저 알아챘다. "나쁜 소리야." 그 말이 맞았다.

요원들이 무대를 장악했다. 장관들이 테이블 아래로 몸을 구겼다. 연회장 한켠에서 웨이트리스가 스페인어로 울부짖었다.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행사장 바닥엔 먹다 만 샐러드와 구겨진 냅킨, 하이힐 한 짝이 남았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문제는 이제 생존이 결말이 아니라는 데 있다. 

2024년 펜실베이니아 유세장, 총알이 귀를 스쳤다. 같은 해 플로리다 골프장, 저격수가 덤불 속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이번, 무장한 남자가 만찬장 검문소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트럼프는 말했다.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공격받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말도 아니다. 지금 미국에서 위험해진 것은 특정 지도자가 아니라 정치라는 행위 자체다.  

현직 하원의원이 총에 맞고, 보수 논객이 강연장에서 숨졌다. 전 하원의장의 남편이 망치에 맞았다. 민주당 주지사 자택에 방화가 일어났다. 위협받는 쪽이 어느 편인지 따지는 것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아이러니는 선명하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의 대통령이, 자국의 연회장에서 공격을 당했다. 

트럼프는 이 사건이 백악관 신축 연회장의 필요성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방탄유리, 드론 방어, 완전히 통제된 공간. 4억 달러짜리 계획. 현재 소송 중이다. 

안보는 필요하다. 그러나 자유를 상징하는 공간이 요새로 진화할 때, 그 체제는 얼마나 개방적일 수 있는가.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닫아가는 역설. 이것이 지금 미국 정치의 단면이다. 

이 긴장은 진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민 단속, 동맹 재편, 언론과의 마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은 국내외에서 날카로운 반응을 불러왔다. 정책 갈등이 폭력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치가 극단의 언어로 작동할수록 사회의 임계점은 낮아진다. 상상 가능한 것의 범위가 넓어지고, 때로는 실행된다. 

이란과의 전쟁은 두 달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작전으로 이란인 1200여 명, 미군 6명이 숨졌다. 트럼프는 협상 대표단의 파키스탄행을 이륙 직전에 취소하며 말했다. "우리가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 이란은 봉쇄가 계속되는 한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했다. 

양측의 구조는 단순하다. 서로 양보하지 않는 상태에서,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 

이란의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을 떠나며 한 마디를 남겼다. "미국이 진정으로 외교에 진지한지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는 같은 날 밤, 이란의 제안이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협상은 계속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제로는 제자리다.  

수사당국은 이날 밤의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이 단독으로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도 같은 판단이다. 이란과의 연루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요원 한 명이 총에 맞았지만 방탄조끼 덕에 살았다. 용의자의 아파트는 수색 중이다.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 

만찬장의 총성처럼, 이란과의 교착처럼. 요란했지만 결말은 불분명하고,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도 이 직업이 이렇게 위험한 줄 말해주지 않았다고 트럼프는 농담했다. 그러나 정작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것은 따로 있다. 이 전쟁이, 이 긴장이, 어디서 끝나는지. 그 답을, 워싱턴도 테헤란도 아직 갖고 있지 않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26년 4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 도중 볼룸 밖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무대에서 이동하는 가운데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26년 4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 도중 볼룸 밖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무대에서 이동하는 가운데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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