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주요 식료품업체에 소고기값 인하 압박"…중간선거 앞두고 물가 잡기 '총력'

  • WSJ "농무부, 월마트·크로거 등에 가격 동향 문의"

미국 시카고의 한 월마트 매장에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시카고의 한 월마트 매장에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주요 식료품 업체들에 소고기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낮은 상황에서 유가에 이어 소고기 가격 인하까지 촉구하며 물가 잡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 농무부(USDA) 당국자들이 최근 월마트와 크로거, 앨버트슨 등 미국 주요 식료품 업체들과 접촉해 소고기 가격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의 비서실장인 테이트 베넷은 지난주 이들 업체와 통화하며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둔 소고기 가격 동향을 물었다. 독립기념일 연휴는 미국에서 그릴용 햄버거 수요가 가장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농무부와의 통화에서 미국 최대 식료품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이미 여름철을 맞아 소고기를 포함한 여러 품목의 가격을 낮출 계획이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월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매장에서 가격 인하 조치를 시행했고, 이후 관련 보도자료도 준비했다.

이 같은 계획은 농무부를 통해 백악관에도 전달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월마트가 우리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를 물가 대응 성과로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마트가 건국 250주년에 맞춰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보고받았다"며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진 소고기 1파운드 가격이 거의 15%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다른 유통업체들도 월마트의 뒤를 따라야 한다고 압박했다.

월마트가 공개한 실제 인하 폭은 대표 다진 소고기 제품 기준 약 12% 수준이다. 73% 다진 소고기 1파운드 가격은 6.74달러에서 5.94달러로 낮아진다. 월마트는 올여름 식료품과 음료, 생활용품 등 수천 개 품목에도 할인 판매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발표에서는 백악관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고객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가격 투자"라고 설명했다.
 
유권자 불만 고조

WSJ는 이번 접촉이 트럼프 행정부와 식료품 업체들의 수개월간 논의 끝에 이뤄진 것이라며,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공화당 정부가 업계에 직접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소고기 가격은 미국 내 식품 물가 부담을 키우는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가뭄과 비용 상승 여파로 미국 목초지의 소 사육두수는 7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비자들의 소고기 수요도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다진 소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12% 올랐다. 다진 소고기와 립아이 가격도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걀 등 일부 식품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소고기 가격 강세가 식품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으로서는 빨간 불이 켜진 모습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소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육류 가공업계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트루스소셜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한 뒤 미 법무부는 미국 4대 육류 가공업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행정부는 최근 중소 육류 가공업체들이 소고기 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 5억 달러(약 76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고기 가격뿐 아니라 휘발유 가격 인하, 신용카드 금리 상한 도입, 의약품 가격 인하 등도 잇따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물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업계 가격 인하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루스소셜에 "주유소들은 즉시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며 국제유가 하락에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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