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증설 검토…홍해 수송로 확대 추진

  • 일부 이웃국과 초기 협의…증설 시 수송 능력 하루 900만 배럴로 확대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서부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보낼 수 있는 우회 수송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부 유전에서 서부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원유를 수송하는 동서 파이프라인의 수송 능력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수송 능력을 하루 최대 200만 배럴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일부 이웃 국가들과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동서 파이프라인은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얀부 항구로 보낼 수 있다. 계획대로 증설이 이루어지면 전체 수송 능력은 하루 최대 900만 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증설이 기존 인프라 개량을 통해 이루어질지, 새 파이프라인 건설을 포함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제 증설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웃 국가들과도 협의에 나선 것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카타르 등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별도 수송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웨이트석유공사 측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활용해 쿠웨이트산 원유를 수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논의는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의존 리스크가 부각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한때 하루 최대 12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중단해야 했고,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 이후 원유 흐름은 일부 재개됐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런던 소재 자문업체 하드캐슬어드바이저리의 자이드 벨바기 매니징파트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가 참여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통로 논의는 더 큰 전략적 현실을 반영한다"며 "이번 충돌은 역내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만 의존하는 위험성을 분명히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걸프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UAE는 걸프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의미 있는 호르무즈 우회 수송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나라다. UAE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푸자이라행 원유 수송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새 파이프라인을 건설 중이며, 현재 절반가량을 완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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