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보장에서 저축으로…생보 신계약 구조 변화

사진생명보험협회
[사진=생명보험협회]
보장성 중심이던 생명보험 시장이 저축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 기준도 '위험 대비'에서 '부담 관리·유동성'으로 옮겨가며 보험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지난 1월 보장성보험 신계약 금액은 11조4942억원으로 전년 동월(12조1193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저축성보험은 15.8% 증가한 3조24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신계약 금액도 보장성보험이 전년(161조7883억원)보다 12.6% 감소한 반면 저축성보험은 5% 증가한 36조835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상품의 건당 계약 금액도 축소되고 있다. 보장성·저축성보험 등 개인보험의 1월 신계약 건수는 96만1875건으로 전년 동월(87만8935건)보다 9.4% 늘면서 1건당 계약 규모는 165만원(9.7%) 감소한 1532만원에 그쳤다. 계약은 늘었지만 '소액 다건 분산 가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상품 선택 기준이 달라진 데서 비롯된다. 과거에는 종신보험 등 고액 사망보장 중심 상품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해지환급금 등 유동성이 있는 저축성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장기 납입 부담이 큰 보장성 상품보다는 필요 시 자금 회수가 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보장성보험 내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1개 생보사의 지난해 사망담보 신계약 금액은 69조9814억원으로, 전년(78조3286억원) 대비 10.7% 줄면서 전년(-3.1%)보다 감소 폭이 확대되며 종신보험보다 건강보험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배경에는 경기 둔화와 가계 부담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고정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보험 역시 보장 규모 확대보다는 지출 효율성과 현금 흐름 관리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다. 보험이 위험 대비 수단을 넘어 자산관리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업 부문에서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1월 단체보험은 5조7908억원으로 전년(6조3618억원) 대비 9% 감소한 반면 퇴직연금은 19.5% 증가한 1조510억원을 기록했다. 복지성 보험 지출은 줄이는 대신 의무 성격이 강하거나 자산관리 기능이 있는 영역은 유지·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생보업계 전체가 단기납 종신 등 보장성 보험 판매에 매달렸다보니 시장이 다소 성장이 정체됐다"며 "보장성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소비자 수요가 꾸준한 저축성 상품과 연금보험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