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정부 발표 등에 따르면 영국은 이날 40여개국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프랑스·독일·캐나다·아랍에미리트(UAE)·인도 등이 참여했고 미국은 빠졌다. 영국은 회의 직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해협 재개방과 항행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후속 군사 전략가 회의도 다음 주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영국과 유럽의 공조 논의는 더 빨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대국민 연설과 2일 추가 발언에서 대이란 공세 강화를 예고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이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미국이 직접 해협을 여는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은 채 동맹국 부담을 강조하자 영국과 유럽 국가들이 별도 공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만 해협 재개방 논의는 아직 외교 공조와 안보리 논의에 무게가 실려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한국 방문 중 “호르무즈를 무력으로 개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해협을 강제로 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항 선박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탄도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는 전투가 진정된 뒤 통항 보장 체계를 만드는 논의에는 참여하되, 지금 단계의 군사 강행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은 즉각적인 휴전과 외교 해법을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하고 ‘호르무즈 항행 안전의 전제는 즉각적인 휴전’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면서도 걸프 국가 안전과 해상 항로 안정도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란은 더 나아가 전후 통항 질서 자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통항 선박에 허가와 면허를 요구하는 새 프로토콜(통항 절차·허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를 안전 통항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유럽 측은 사실상 통행료와 허가제를 결합한 방식이라며 국제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란이 봉쇄를 일시적 전시 조치로 끝내지 않고 사후 통제 체계로 연결하려는 흐름이 더 분명해진 셈이다.
시장도 이 변화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 브렌트유는 2일 장중 배럴당 108달러 안팎까지 뛰었고, 종가는 109.03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대통령실도 이날 이란 통행료 지급 검토설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호르무즈 위기가 단순 봉쇄를 넘어 전쟁 이후 해협 관리 규칙을 둘러싼 장기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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