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법원서 잇단 제동…백악관 공사·공영방송 압박 모두 막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백악관 연회장 공사와 공영방송 자금 차단 조치에 같은 날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대통령 권한을 넓게 해석해 추진한 조치들이 사법부 심사에서 막히면서, 행정부 권한 행사 범위를 둘러싼 충돌이 다시 부각됐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4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백악관 연회장 건설 계획에 대해 “의회 승인 없는 공사 강행은 허용될 수 없다”며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판사는 대통령이 백악관의 ‘관리자’일 뿐 ‘주인’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했고, 공사를 계속하려면 의회의 명시적 승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안전·보안 관련 일부 작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했고, 항소를 위해 14일간 효력을 유예했다. 법무부는 곧바로 항소했다.
 
이번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자금으로 1000명 수용 규모 대형 연회장을 짓겠다며 추진한 프로젝트다. 소송을 제기한 국가역사보존신탁(NTHP)은 백악관 동관 철거와 공사 착수가 의회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본안 판단 전이라도 공사를 멈춰야 할 정도로 원고 측 주장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다른 연방법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공영라디오(NPR)와 미국 공영방송(PBS)을 겨냥해 내린 공영방송 지원 중단 행정명령도 위헌 판단을 받았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랜돌프 모스 판사는 “해당 명령은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보도 성향을 이유로 특정 매체에 불이익을 주려 한 조치”라며 “수정헌법 1조가 금지하는 관점 차별과 보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곧바로 공영방송 예산 복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의회가 공영방송공사(CPB) 관련 11억달러(약 1조6500억원) 규모 예산을 삭감했고, 이후 CPB가 문을 닫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의 직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 판결은 사안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뚜렷하다. 백악관 공사 건은 의회 승인과 연방 자산 관리 권한의 한계를, 공영방송 건은 행정부가 비판적 언론을 겨냥할 수 있는 범위를 각각 다뤘다. 대통령이 민간 자금이나 행정명령을 앞세워도 의회 권한과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우회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법원이 같은 날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회장 판결 직후 보존단체를 강하게 비난했다. 백악관도 공영방송 판결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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