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품에는 수많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었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느꼈던 감각은 모두 다를지도 모릅니다. '최송희의 B-컷'은 스크린에 담긴 'A-컷' 너머 생생한 현장이 담긴 이면의 기록을 주목합니다. 감독, 배우들의 인터뷰를 교차해 완성된 프레임보다 더 뜨거웠던 'B-컷'의 순간을 재구성합니다. <편집자 주>

영화 '메소드 연기' 스틸컷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이동휘에게 '메소드 연기'는 출연작 그 이상이다. 단편에서 시작된 친구의 아이디어를 장편으로 키워내고 직접 제작판에 뛰어들어 현장을 책임진 '제작자 이동휘'의 첫 번째 성적표다. 코미디 배우라는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극 중 인물처럼, 현실의 이동휘 역시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으로 이 소동극을 완성했다.
작품의 시작은 배우 이기혁과 이동휘 두 친구의 신뢰였다. 단편의 직업적 특수성에 '가족'이라는 보편적 키워드가 더해지며 이야기는 비로소 대중영화의 골격을 갖췄다.
"처음에는 이기혁 감독님이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다가 단편 중 대중적으로 풀 수 있는 '메소드 연기'를 장편화하게 됐어요. 단편이 현장 분위기 중심이었다면 장편은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오며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넓어졌죠. 저라는 사람에 가까운 인물을 연기하면 수월할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해보니 매일이 숙제였어요. 다큐멘터리나 관찰 예능처럼 보이지 않게 계속 겹을 쌓아가야 했죠."

영화 '메소드 연기' 스틸컷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로서의 몰입과 제작자로서의 거리두기 사이에서 이동휘는 혼란스러운 'B-컷'을 목격했다. 삶과 연기의 경계가 흐려지는 위태로움은 그를 오히려 철저한 '역할' 속으로 밀어 넣었다.
사극 '경화수월' 속 왕의 독백 신은 제작자 이동휘와 배우 이동휘가 충돌하고 화해한 지점이다. 새벽 4시 떠오르는 해와 제작비 압박 속에서 그는 단 두 테이크 만에 '왕의 얼굴'을 찾아냈다.
"새벽 4시에 찍느라 급했어요. 점점 해는 뜨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불안해지는 상황이었죠. 테이크를 많이 갈 수 없었어요. 제작자로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제작비가 들거든요. 예전에는 배우 욕심에 더 찍고 싶었겠지만 제작자로서는 정확한 기회 안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어요. 두 테이크 만에 찍고 보니 해가 떴더라고요."

영화 '메소드 연기' 스틸컷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마동석을 보며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는 삶'을 꿈꾸게 됐다는 그는 이제 더 지독한 상황에 놓인 인물을 그리며 진정한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마동석 선배님을 보며 한 사람이 일을 벌일 때 생겨나는 새로운 기회들을 직접 봤어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죠. 지금은 대중영화로서의 요건을 고민했다면 새롭게 만들고 싶은 이야기는 정반대 지점에 있어요. 더 고독하고 지독한 한 사람의 이야기 저에게는 그런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탈바꿈이 될 것 같아요."
스크린 속 이동휘는 '메소드 연기'에 집착하지만 카메라 밖의 이동휘는 현장의 시계를 살폈다. 더 찍고 싶은 배우의 욕심을 누르고 제작비와 시간을 고려해 단 두 테이크 만에 신을 마무리했다. 'A-컷'에 담긴 왕의 얼굴보다 인상적인 건 해가 뜨기 직전 현장을 책임졌던 제작자 이동휘의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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