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애 감독 "투어스 '러쉬로드', 팬들에게 '오늘 살 힘'을 건네길"

투어스 VR 콘서트 영화 러쉬로드 김지애 감독 사진어메이즈
투어스 VR 콘서트 영화 '러쉬로드' 김지애 감독 [사진=어메이즈]
최애가 눈앞으로 성큼 들어와 노래하고 춤추는 순간, 팬들은 뜻밖의 거리에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빼앗긴다. 실제 콘서트에서는 불가능한 시선과 호흡, 이른바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당한 듯한' 감각까지 VR 콘서트가 팬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몰입을 건네고 있다. 특히 '투어스 VR 콘서트 : 러쉬로드'는 개봉 직후부터 예매 열기를 모았고, 2차 티켓 오픈 당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같은 인기의 중심에는 어메이즈 김지애 감독이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트 어택', 에이티즈 '라이트 더 웨이', 투어스 '러쉬로드'까지 연출해온 그는 누구보다 '팬심'을 잘 아는 연출자다. 설렘과 위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오롯이 나를 향해 공연해주는 듯한 감각을 VR 안에 구현해내며 팬심을 정교하게 건드려왔다. 

"투어스의 경우 팬과 대중이 기대하는 이미지가 분명하잖아요. 그 기대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40~50분간의 콘서트를 인상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찍었어요. 특히 투어스 하면 청량하고 상큼한 에너지를 기대하시니까, 그 맑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싶었습니다. VR 콘서트라고 하면 화려한 CG를 떠올리시거나 그런 점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에이티즈가 세계관을 살린 초현실적이고 시네마틱한 무대였다면, 투어스는 일상적인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친구 같은 느낌으로 가고 싶었어요."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살리는 과정 역시 치밀했다. 김 감독은 새로 입덕한 팬처럼 무대 영상과 자체 콘텐츠를 샅샅이 찾아보며 멤버들의 평소 말투와 성향까지 익혔다고 했다. 

"새로 입덕한 '사이'(팬덤명)처럼 무대 영상, 자체 콘텐츠 등을 싹 찾아봤어요. 메이킹 영상을 보면서 평상시 멤버들이 어떤 성향을 가졌고, 어떤 말을 하는지 연구했어요. 투어스 멤버들을 보면 꼭 '동물의 숲' 같거든요. 그들의 음악처럼 맑고 예쁜 말이나 표현들을 자주 쓰는 편이라서 그런 점들을 살리려고 한 거죠."

실제 '러쉬로드'를 본 팬들 사이에서는 과하게 매끈하게 다듬기보다 오히려 라이브에 가까운 질감을 남겨둔 점이 반갑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멘트가 조금 겹치거나 버벅이는 순간, 도훈의 운동화 끈이 풀린 모습 같은 디테일까지 그대로 담긴 데에는 김 감독 나름의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공연 경험 중 하나는 멘트 시간에 멤버들의 관계성을 보는 재미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콘서트에서는 관객과 주고받는 호흡이 있는데, VR은 아무래도 일방향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다고 정해진 멘트를 대본처럼 읽는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번 영화도 라이브 구간뿐 아니라 멘트에서 멤버들의 성격과 분위기가 드러나길 바랐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프롬프터를 읽기보다 나에게 직접 말을 건네고 안내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했어요. 멤버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했고, 잘 이해해줬죠."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그런 자연스러움은 결국 멤버들의 태도에서 나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촬영 전부터 VR이라는 형식이 어떤 경험인지 충분히 설명했고 투어스 멤버들은 이를 자기 식으로 소화하기 위해 예상보다 훨씬 성실하게 준비해왔다고 돌아봤다. 

"촬영 전 멤버들에게 가장 먼저 설명한 건 '공연장을 멀리서 보는 게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보는데 사각지대가 없는 경험'이라는 점이었어요. 팬들이 자신의 최애를 바로 앞에서 본다고 생각해달라고 했죠. 투어스 멤버들은 정말 성실해서 촬영 전날 레퍼런스를 보내면 하나하나 연습해오고, 휴대폰으로 직접 찍어오기까지 했어요. 덕분에 촬영도 굉장히 수월했습니다. 중간에 영재 님이나 마지막에 경민 님이 멘트를 조금 실수한 부분도 있었지만, 애교 있게 넘기거나 멤버들끼리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 잘 이어졌어요. 저는 그런 점들이 오히려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금 미숙한 부분이 있더라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가느냐가 더 중요했고, 데뷔 초 투어스만의 풋풋한 분위기를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 '실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DI(색보정)나 배경 합성 과정에서도 아티스트가 실제 무대 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빛이 얼굴에 어떻게 스미는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작업한다고 했다. 

"저는 아티스트의 실물을 경험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DI(색보정) 과정이나 배경 합성 과정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일부 신들은 투어스 VR 콘서트에서 반영이 되기도 했죠. 해가 뜨고 질 때나 불꽃이 터질 때 아티스트의 얼굴에 물들기도 하고. 그런 점들을 사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아티스트 무대 실물 경험을 할 수 있는 DI나 배경 합성을 고민하는데 피드백 중에 '피부를 너무 하얗게 민 것 같다' '보정을 많이 했다'는 반응이 있는 거예요. 화이트를 높이거나 보정이 안 들어갔는데도 그렇게 느끼신 분들도 있어서 조금 놀랐어요." 

배경과 공간을 설계한 방식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김 감독은 '러쉬로드'를 보고 난 뒤 관객이 투어스 덕분에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졌다고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러쉬로드'를 보고 '오늘 하루가 투어스 때문에 특별해졌다'고 느껴지셨으면 해서 화창한 낮, 예쁘게 노을지는 골든 아워, 오로라가 펼쳐지는 밤하늘 등을 배경으로 담아내기도 하고 힙하게 그래피티 그려진 곳, 상큼한 느낌의 방 안에 등장한 미니어처 같은 특별한 공간들도 마련했죠. 곡과 곡 사이 흐름이 뚝 끊기거나 몰입을 깨지 않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준비 과정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투어스 멤버들의 적극성이었다. VR 콘서트는 배경이나 이펙트만으로 완성되는 형식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무브먼트를 어떤 시선으로 담아내느냐가 핵심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투어스는 정말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팀이에요. VR은 배경이나 이펙트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무브먼트를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관객 시야가 불편하지 않도록 카메라 애니메이션을 설계하는 데만 두세 달 정도가 걸리고, 안무 시안 촬영과 카메라 가이드, 시뮬레이션을 거쳐 본 촬영에 들어가는데, 투어스는 그 준비 과정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한 첫 아티스트였어요. 멤버들은 선배 아티스트들의 VR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계속 연구했고, 손끝 디테일까지 계획적으로 연습했어요. 지훈, 경민, 영재처럼 퍼포먼스와 안무 디렉팅에 관심이 많은 멤버들은 안무 시안 촬영 때부터 의견을 적극적으로 냈고요. 지금까지 촬영한 아티스트들 중에서도 이렇게 카메라 가이드와 동선, 표정, 디테일까지 함께 고민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만큼 고민이 많이 담긴 프로젝트였고, 나중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메이킹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는 VR 콘서트를 만드는 일이 결국 팬에게 어떤 감정을 남기느냐의 문제라고도 했다. 단순히 잘 만든 콘텐츠를 넘어 보고 난 뒤 정말로 위로를 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경험이 되길 바랐다.

"'우리 영화를 보시고 '오늘 살 힘을 얻었다'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무대 인사 당시에도 신유 씨가 '이걸 보고 가는 사이가 특별해지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귀한 걸음 해주셨으니 투어스를 비롯해 어떤 아티스트를 보더라도 '오늘 살 힘'을 얻으셨으면 해요. 그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임하고 있고요."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투어스 VR 영화 '러쉬로드' [사진=어메이즈]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투어스 멤버들이 이번 VR 콘서트를 통해 팀을 향한 시선과 VR에 대한 편견을 함께 깨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멤버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 인상적이었던 게, VR 콘서트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으니 팬들이 그 노력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투어스 하면 청량한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수록곡들을 보면 퍼포먼스도 좋고 라이브도 정말 잘하잖아요. 멤버들도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지 많이 고민하고 있었어요. 동시에 VR에 대한 편견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어스에 대한 편견과 VR에 대한 편견을 함께 깨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쇼를 만들기 위해 디테일까지 계속 고민하고 수정했던 팀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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