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곳부터 지원" 서울시 500억 이주비…정비사업 숨통

  • 대출 규제에 정비사업 차질 우려...단지당 200억 수준 지원 검토

사진챗지피티
[사진=챗지피티]

이주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조합원 이주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차질을 막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이주비 융자 지원을 추진하며 지원 기준과 이자율 등 세부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달 공고를 목표로 최근 발표한 500억원 규모 이주비 융자 지원의 선정 기준과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의 이주비 융자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 규모는 단지당 약 200억원 수준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실제 지원 대상은 2~3개 단지에 그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시는 사업 시급성과 추진 효과 등을 고려해 지원 단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공사를 통한 이주비 대출 금리 수준을 유지할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검토 중”이라며 “이자율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면 지원 수요가 몰려 제한된 재원으로는 모두 지원하기 어려워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이주비 융자 지원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가 있다. 이주비 대출은 통상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약 70% 수준이지만 규제 이후 수도권에서는 LTV 40% 수준으로 제한되고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사실상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주비 마련이 쉽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양천구 신정4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근방에서 빌라 전세를 구하려면 약 5억원이 필요한데 기존 이주비는 2억7000만원 정도이고 추가비용 20%까지 포함해도 최대 3억원 수준”이라며 “대출 1억원을 받아도 전세 4억원 수준인데 이 가격대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은 제2금융권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신정4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 연대보증을 통해 제2금융권 추가 대출을 추진 중이지만 금리는 5.5~6.5% 수준으로 1금융권보다 1.5~2%포인트 높다”며 “1억원을 빌리면 이주와 공사 기간 최대 6년 동안 부담해야 할 이자만 약 4000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정비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24곳 약 2만6000가구와 모아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 15곳 약 4000가구 등 총 39곳, 약 3만1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주비 문제가 정비사업 추진 속도와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 이주가 완료돼야 철거와 착공이 가능하다”며 “이주비 지원은 정비사업 일정 지연을 막는 동시에 공급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주가 지연되면 공급 일정 자체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공공이 일정 부분 지원해 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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