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성환 대표 "코스닥 3000? 지금은 거품부터 정리해야"

  • 쪼개기 상장·더블 카운팅 등 꼼수

  • 국내 증시의 구조적 문제 지적

  • 단순 숫자보다 체력부터 점검

최성환 리서치 알음 대표가 지난 3일 자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제공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가 지난 3일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제공]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올해 초 정치권에서 나온 '코스닥 3000포인트' 목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지수 상승 목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구조적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수치 목표는 되돌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지난 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숫자보다 먼저 시장의 체력을 점검해야 한다"며 "거품을 정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구조적 문제로 '쪼개기 상장'과 '더블 카운팅(중복 계산)'을 지적했다. 기업이 물적분할 등을 통해 자회사를 분리한 뒤 별도로 상장할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의 가치가 각각 지수에 반영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1조원짜리 회사가 분리되면 또 다른 1조원짜리 회사가 나오는 식"이라며 "전형적인 쪼개기 상장이자 더블 카운팅"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기업가치 증가 없이 시가총액 합계만 비대해지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지수 왜곡과 시장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수 산정 방식의 허점도 짚었다. 국내 지수는 상장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편입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 대비 급등한 가격이 그대로 지수에 반영될 수 있다. 최 대표는 "공모가를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따따상'으로 종가가 형성되면 그 높은 가격이 그대로 지수에 편입된다"고 설명했다. 상장 첫날 과도하게 형성된 가격이 이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지수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지수 산정 체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IPO(기업공개) 제도 역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거론됐다.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을 확대한 이른바 '따따블' 제도는 초기 수급을 자극해 주가를 공모가 대비 최대 4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관심을 높일 수 있으나, 이후 가격이 본질 가치로 수렴하는 과정에서 지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적자 기업 비중 확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실적 검증이 부족한 기업들이 대거 편입되면서, 미래 기대치에만 의존한 고평가가 형성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성장 기대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수 상승이 어렵다"며 "실적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체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이 진정한 성장 시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상장 요건뿐만 아니라 퇴출 시스템도 함께 정비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ETF와 레버리지 상품 확대, 시스템 트레이딩 비중 증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정 방향으로 자금이 쏠리는 수급 구조가 강화되면서 상승기에는 과열이, 하락기에는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상품의 다양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자동화된 매매 환경이 시장의 진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대한 전망은 궤를 달리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개선 등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될 경우 상반기까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이 과거 평균 대비 과도하게 높지 않은 만큼, 실적 개선이 확인된다면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반면 코스닥은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고, 정책적 목표만으로는 상승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 구조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며 "거품을 걷어내고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지속 가능한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활성화 논의 역시 제도 합리화와 실적 기반 체계 정착이 함께 이루어져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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