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CJ제일제당과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한탑 등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들의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피심인들에게 송부하는 등 심의 절차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들이 조사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의견 등을 기재한 것으로 형사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단계다. 공정위는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형사 사건에서 1심 역할을 하는 판단을 진행한다.
공정위는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담합행위 근절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밀가루 기업간거래(B2B) 판매시장에서 8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피심인들이 6년여에 걸쳐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가격 및 물량배분 담합행위를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위원회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 법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이 실질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정 당국은 지난 2006년 제분사들의 밀가루 담합 혐의에 대해 과징금과 함께 가격 재결정 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이번 심사보고서에도 가격 재결정 명령 의견이 포함됐다.
유 조사관리관은 "카르텔 사건의 경우 향후 금지명령과 과징금이 부과되는 경우가 많지만 민생과 밀접한 품목인 만큼 실효적인 행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적극적으로 경쟁을 회복하는 조치로서의 가격 재결정을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심사보고서 송부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정위는 그동안 전원회의 심의가 마무리되기 전 사건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기조를 견지해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조사관리관은 "국민의 알권리 강화와 사건 절차의 투명성 제고 등을 고려했다"며 "사건 처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나 기대가 높아진 만큼 피심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등도 비슷한 기준에 따라 최종 의결 전에 심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심사보고서를 공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분사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 서면의견 제출,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법령에 규정된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회의를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유 조사관리관은 "공정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로서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담함 등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서 추진할 것"이라며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방안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공정위를 중심으로 범부처 총력 대응이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민생경제의 회복과 물가 안정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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