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전직 영부인 첫 피고인 출석…도이치 주가조작 등 혐의 부인

  • 도이치 외 정치자금법 위반·통일교 금품수수 등 세 혐의

  • 첫 공판서 "증거 기록도 못 본 채 절차 진행, 혐의 인정 못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 변호사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 변호사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직 영부인이 처음으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311호 법정에 출석했다. 검은 정장 차림에 수용번호 배지를 단 김 여사의 등장은 헌정사상 초유의 장면으로 기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 김 여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법정에는 취재진과 방청객 90여 명이 몰리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여사는 낮 12시 35분 남부구치소에서 출발해 1시 25분께 법원에 도착,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정장 차림에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입장했다. 피고인석에 앉기 전 방청석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촬영 허용 시간이 지난 뒤 재판이 본격 시작됐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묻자 김 여사는 "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생년월일·직업·본적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서도 "무직입니다", "맞습니다" 등 간단히 응답했다. 그는 내내 담담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였고, 변호인단과 간헐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특검은 모두진술에서 세 가지 혐의를 제시했다. 먼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통정·가장매매와 이상매매 주문 3000여 건을 제출해 8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자본시장법 위반).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2022년 명태균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았다고 했다(정치자금법 위반). 또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목걸이·샤넬 가방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증거 기록조차 열람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판이 진행되는 건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주가조작은 이미 두 차례 수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개인적 목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를 몇 차례 전달받은 것에 불과하고, 통일교 금품수수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단이 증거 열람·등사 일정을 조율해 10월 15일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가기로 했다. 10월 말까지 주신문을 마치고 11월부터 반대신문을 진행해 연내 증거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재판은 약 40분간 진행된 뒤 오후 2시 50분께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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