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10년, 혁신이냐 생존이냐] '네·카·토'만 남는 핀테크…제도·인프라·신뢰 삼중고 넘어서라

  • 핀테크 투자 2년 새 88%↓…신규 진입 '좁은 문'

  • 대형 사업자 쏠림↑…차별화 없으면 시장 외면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페이 △핀다 △렌딧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 등 국내 핀테크 1세대 기업들이 시장에 등장한 지 약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시장을 주도하는 핀테크 업체로 자리 잡았지만 대부분의 중소형 핀테크 업체는 여전히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기업들은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토스는 간편송금을 시작으로 보험, 증권, 은행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네이버페이는 쇼핑과 연계한 결제 서비스로 대중성과 사용자 충성도를 확보했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토스는 2013년 창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중개 수수료 기반의 수익모델을 통해 지난해 7월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에는 2억4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렇듯 대형 핀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자금력이나 사용자 접점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슈퍼앱이 늘어나면서, 중소 핀테크 기업들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핀테크 산업은 점차 신규 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 따르면 업력 5년 미만의 핀테크 기업 수는 2021년 180개에서 2023년 83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새로운 기업의 진입이 감소하고, 기존 기업들도 폐업하거나 합병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투자 흐름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확연히 드러난다. 핀테크서비스 제공 기업의 투자 유치액은 2021년 87억4160만원에서 2023년 10억1890만원으로 2년 만에 88.3% 급감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의 평균 투자 유치액도 같은 기간 37억2110만원에서 13억9270만원으로 62.6% 감소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사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는 한층 가혹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사용자 유입을 위해 공격적인 지출이 불가피한데 현재 시장에서는 수익성이나 시장 내 입지를 증명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이 막히면서 초기 핀테크 기업들은 사실상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규제, 인프라 접근성, 사용자 신뢰 등 복합적인 장벽을 넘어야 하는 중소 핀테크 기업들은 혁신 자체보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기술, 혁신보다 자본 구조가 산업을 좌우하고 있다"며 "핀테크 시장도 대형 사업자 쏠림이 심화되면서 신규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빠르게 마련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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