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목동 지역이 양천구의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평형대를 가리지 않고 신고가를 쓰고 있어서다.
22일 아파트미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양천구 내 신고가 거래된 아파트 매매 122건 가운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가 59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정비사업 속도가 빠른 목동 신시가지 6단지의 경우 희소한 대형 평형대까지 신고가를 작성하고 있다. 전용 142㎡는 이달 7일 33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이후 10일엔 37억원에 거래가 이뤄져 사흘 만에 약 3억원이 뛰었다. 목동6단지 재건축 조합은 내년 초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조만간 설계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는 등 절차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9단지에서는 전용 71㎡가 지난 7일 2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8억4000만원)보다 2억원이 급등했다. 14단지에서도 전용 129·157㎡를 제외한 모든 평형에서 한 달 만에 신고가가 나왔다. 전용 55㎡는 16일 15억9500만원에 거래돼, 불과 두 달 전(14억70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상승했고, 전용 83㎡는 7일 21억5000만원에 거래돼 사흘 전 거래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최근 신시가지 5·7·9단지의 정비계획이 확정되는 등 전체 단지의 재건축 퍼즐 조각이 맞춰지면서 단지 구분 없이 이곳저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목동은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을 마치면 5만3000여 가구 규모의 신도시급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목동 아파트는 학원가 인프라로 인해 전통적으로 목동에 위치한 앞단지(1~7단지) 시세가 우위를 점했으나, 최근에는 신정동에 위치한 뒷단지(8~14단지)까지 상승세가 번지면서 시세 격차가 줄고 있다고 현지 공인중개업계는 전한다.
서울시의 잠·삼·대·청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 아파트 거래가 잠잠하면서 양군구 아파트 거래량도 4월에는 323건으로 주춤했으나 5월 들어 재건축 훈풍을 타고 거래량이 376건으로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양천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월 셋째 주 기준 102.38을 기록해 2022년 1월 말 기록한 최고치(100.73)를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기 수요는 항상 있는데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며 “재초환·토허구역 등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물 희소성과 재건축 기대에 따라 반응하고 있다. 향후 시공사 선정과 분양 시점이 본격화되면 상승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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