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3월보다 34억4000만 달러 줄어든 57억 달러(약 7조725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249억6000만 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179억7000만 달러)보다 69억90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4월 상품수지 흑자(89억9000만 달러)가 전월(84억9000만 달러)보다 소폭 늘고 지난해 4월(52억4000만 달러)보다는 37억5000만 달러나 불었다.
수출(585억7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미국 관세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산업이 고전했지만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흑자를 유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 수출에서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은 계약부터 수출까지 3~4개월 시차가 있어 3분기부터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자동차는 미국 현지 공장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며 기존 재고량이 모두 소진되면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4월 누적으로 보면 상품수지 수출과 수입은 각각 0.4%, 2.1% 감소했다.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같은 기간 에너지 부문 수입이 14.2% 감소했는데 비에너지류 수입은 2.9% 증가했다.
이를 두고 송 부장은 "에너지 가격 하락 요인을 제외하면 반도체 제조·수송 장비 등 자본재 위주로 수입이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불황형 흑자라고 얘기하기에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4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는 28억3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이나 작년 같은 달보다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도 4월 외국인 대상 배당 지급이 집중되면서 3월 32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4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송 부장은 "서학개미와 기관들의 해외 증시 투자에 따른 배당 수입이 늘어나며 예년보다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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