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구축함 러시아 접경지로···러시아 수리 개입 가능성

  • 라진항 드라이독에 정박해 있는 北 구축함 포착

지난 21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진수식을 열었으나 함정을 제대로 물에 띄우지 못하고 크게 파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촬영된 청진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고 진수 준비 중인 구축함의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진수식을 열었으나 함정을 제대로 물에 띄우지 못하고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촬영된 청진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고 진수 준비 중인 구축함의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넘어져 손상된 구축함을 수리하는 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러지(Maxar Technologies)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약 5000톤급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신형 구축함이 나선 경제특구 내 라진항 드라이독(선박 수리 전용 구조물)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나선 경제특구는 북한의 러시아 접경 지역으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산하 기관인 현대전연구소(MWI)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의 러시아 무기 수출과 관련돼 있으며, 북·러 협력의 핵심 지점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대외협력실장도 CNN에 청진 조선소처럼 대규모 조선 시설은 아니지만 라진항에는 적당한 수준의 수리 및 유지 보수 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특히 러시아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북한이 러시아와의 경제·군사 협력을 확대하려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수 사고로 뱃머리에 장착된 소나(Sonar, 음파 탐지기)나 수심 탐지 장비가 손상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덕기 전 해군 제독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함수 쪽에 장착된 소나 및 수심탐지기 등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해당 기술이 없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수입했을 가능성이 높고, 수리에 외국 기술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 정부와 군은 해당 구축함의 외부 손상이 심하지 않으며, 소나 손상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CNN에 "한국군은 현재 해당 전함의 외부 손상이 심각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주된 문제는 선체 내부로 유입된 바닷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의원은 러시아가 수리에 협조할 가능성은 있지만, 단순히 기술자만 파견된 것인지 대형 장비까지 반입된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구축함은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에 배 뒷부분이 물에 먼저 들어가고 뱃머리가 육지에 걸리면서 넘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고를 직접 목격하고 관련자를 처벌하고 6월 말까지 수리를 마치라고 지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구축함의 상태를 진단한 후 라진 배수리 공장에서 세밀한 복구 작업이 7∼10일간 이어질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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