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허위·과장 광고가 성행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가 처벌 강화를 통해 디지털 시장 질서 확립에 나섰다.
8일 베트남 현지매체 VTV에 따르면, 베트남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채널에서 허위·과장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제품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관련 증빙서류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해당 게시글들은 삭제·비공개 처리됐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고스란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한 20대 베트남 여성은 SNS에서 효과가 검증된 듯한 미백 크림과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해 사용한 뒤 오히려 피부가 심각하게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여성은 "틱톡(TikTok)과 페이스북(Facebook)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의사까지 나서 효과를 홍보하는 영상을 보고 수십만 원을 들여 제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팔로워 수백만 명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제품 광고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인플루언서의 힘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어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수만 명이 시청하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화장품을 마치 치료제처럼 소개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들이 혼동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사용 후 효과가 없거나 바코드 조회조차 되지 않는 가짜 제품임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틱톡에서 하루 수천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는 한 베트남 판매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의적으로 허위·과장된 광고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약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고백했다.
한 번 허위 광고 콘텐츠를 클릭하면 플랫폼 알고리즘에 의해 유사 콘텐츠가 지속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 해당 판매 채널의 광고 가치와 수익도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급업체 또는 자체 제작 제품이 제대로 된 품질 검증 없이 유통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건강과 신뢰 모두 손상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해 베트남 상공부는 신규 행정처벌 규정(초안)에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벌금을 기존보다 두 배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특히 인플루언서가 가짜 제품이나 불량 제품을 홍보한 경우에는 부당이득 전액 환수 및 광고 활동 중단 처분까지 가능하도록 명시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급격히 성장하는 디지털 상거래 환경에서 소비자 권익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강도 높은 관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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