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축 질병 육류 유통' 의혹에 정부 조사 착수…유통업계 긴장 고조

  • '질병 돼지고기 판매' SNS 폭로에 보건·농림부 긴급 점검… 식품안전 인증 만료 등 위반 사항 적발

베트남 최대 축산업체 중 하나인 CP의 한 지역 체인점 도축장 점검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최대 축산업체 중 하나인 CP의 한 지역 체인점 도축장 점검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농업환경부가 최근 태국계 축산 대기업의 베트남 자회사인 CP 베트남이 가축 질병에 걸린 육류를 유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안부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4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플러스에 따르면 풍득띠엔(Phung Duc Tien) 베트남 농업환경부 차관은 4일자로 공문을 발송하며 이번 사안을 국가 차원의 사안으로 판단, 관련 진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할 것을 요청했다.

사건의 발단은 5월 30일, ‘조니 리에우(Jonny Lieu)’라는 이름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게시한 폭로 글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CP 베트남의 일부 간부들이 질병에 걸린 돼지·닭 고기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지시했다며 이 고기들에서 악취가 나거나 고름, 붉은 반점, 염증, 심지어는 부패 징후까지 보였다고 주장했다. 글 속에서 언급된 유통 매장은 베트남 속짱(Soc Trang)성 미쑤옌(My Xuyen)현 소재 CP 식자재 마트였다. 

이 게시물이 SNS 상에서 확산되자 농업환경부는 즉시 수의당국과 지방정부에 긴급 점검 지시를 내렸다. 쏙짱성 인민위원회는 농업국, 보건국, 상공국, 공안청 등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합동 점검반을 꾸려 현장 조사를 벌였다.


첫 점검 대상은 껀터시에 위치한 지점으로, 점검 결과 매장 내 가축 질병에 걸린 돼지고기나 악취 나는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식품안전 인증서 유효기간 만료, 영업허가증 미제시, 식품안전 교육 수료증 미소지 등 일부 행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이튿날인 5월 31일, 당국은 쏙짱성 내 CP 계열의 다른 3개 유통 매장에 대해 추가 점검을 진행했다. 역시 질병에 걸린 육류나 유통기한 초과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3곳 중 2곳이 식품안전 인증서가 만료된 상태로 영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조사팀은 각 매장에서 수거한 돼지고기 샘플에 대해 아프리카돼지열병, 고전적 돼지열병,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등 주요 가축 전염병에 대한 정밀 검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폭로된 사진과 영상 중 일부는 허우장(Hau Giang)성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쏙짱성 농업국은 하우장성 당국과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추가 조사를 제안했다.

베트남 농업환경부는 "이번 사건은 국민의 식품안전 불안을 야기하고 가축 및 가금류 육류 공급망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안부가 직접 개입해 게시물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실제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CP 베트남은 태국계 대기업인 CP(Charoen Pokphand) 그룹의 현지 법인으로, 베트남 내에서 가장 큰 축산업체 중 하나다. 전국적으로 사료 생산, 가축 사육, 도축, 유통 등 통합 시스템을 운영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아직 정부의 공식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식품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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