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 첫날인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입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이 기간 63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도 424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 주식을 2542억원어치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고, SK하이닉스 주식도 4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6613억원어치, SK하이닉스 주식을 654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각각 각각 순매도 상위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05%, 8.19%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수급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전기·전자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도 있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했다"며 "특히 반도체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산업재 등 기존 주도주에 비해 소외됐던 'K-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등 정책적 지원 기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선 '잃을 것이 없는 밸류에이션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주가 반등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90배, 12개월 확정(Trailing) PBR 기준 0.95배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반도체 보조금 지급 비율을 4%(투자액 대비) 수준으로 제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내 공장 건설과 관련해 각각 약 6조5000억원, 6300억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투자액 대비 보조금 지급비율은 삼성전자가 약 13%, SK하이닉스가 약 12%다.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 보조금이 4%로 줄어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존 대비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가량 보조금 실수령액이 삭감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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