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부·의료계, 국민 목숨줄 흔들고 수험생은 내동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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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입력 2024-09-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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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두고 끝모를 강대강 대치로 맞서고 있다.

    이쯤 되니 국민 생명이 양측 대립의 근거가 아닌 거래 담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가 이제는 진정한 국민 생명과 수험생을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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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 내몰고

  • 수험생에는 최악의 리스크 던져

사진장하은 아주경제 기자
[사진=장하은 아주경제 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두고 끝모를 강대강 대치로 맞서고 있다. 이미 2025학년도 제1차 수시모집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재논의 시기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선다.

정부가 원하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재논의 시점은 2026학년도 이후다. 반면 의료계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2025학년도 증원 백지화를 요구한다. 정부는 의료계가 증원 규모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과학적인 근거’를 갖춰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라고 압박한다. 의료계는 정부가 지난해 5월까지 확정했어야 할 2025학년도 정원을 지난 2월 갑작스럽게 2000명이라는 숫자를 처음 내던졌다고 비판한다. 법과 원칙을 어기고 공론화 과정 없이 번갯불에 콩 볶듯이 기습적으로 밀어붙여 이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팽팽한 대립 근거는 국민 생명이다. 정부는 연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사안인 만큼 괴로워도 추진해야 한다고 한다. 이에 맞서는 의료계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증원 취소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에 따른 피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

끝 모를 정부와 의료계 갈등으로 빚어진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을 향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 선택기로에 놓인 응급 환자들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냐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그 현장에서 응급환자의 목숨을 어떻게든 지켜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초죽음 상태로 울먹인다는 후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는 수험생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수년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고군분투한 수험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수험생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외부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은 본인 의지로 해결할 수 없어 더욱 최악이다. 수험생들은 최소 12년, N수생까지 돌아보면 십수년을 대학 진학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이들이 국민 생명을 근거로 이 사태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 그 대담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되묻고 싶다.

이쯤 되니 국민 생명이 양측 대립의 근거가 아닌 거래 담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가 이제는 진정한 국민 생명과 수험생을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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