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파란만장한 송승환의 인생.... 내려놓으며 꺠달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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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4-04-3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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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기획자로서 난타를 만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총감독을 맡은 송승환. 그는 6살 때 아역에 데뷔해 지금까지도 현역에서 꾸준히 활동 하고 있다. 그와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송승환 감독 사진 김호이 기자
송승환 감독 [사진= 김호이 기자]

 
어쩌다가 난타와 배우를 하게 됐나
-우연한 기회로 1965년에 KBS 어린이 시간에 출연을 하면서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나이가 들고나서 연극을 하다보니까 연극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연극 제작까지 이어졌다. 연극 제작을 하다 보니까 국내 시장이 너무 작은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해외시장으로 나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시장으로 나가려면 언어가 없는 비언어 공연을 만들어야 말이 안통하는 나라에 가서도 공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난타를 만들게 됐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송승환의 전성기와 위기는 언제였나
- 일반인 분들이 생각하기에는 제가 TV와 신문에 기사가 많이 나왔을 때를 전성기라고 생각하실 거다. 그건 80년대에 연극에서 주인공을 하고 '젊음의 행진'이라는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쇼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 '밤을 잊을 그대에게'라는 프로그램 DJ와 함께 드라마 작가 김수현 선생님 작품에 출연했던 시기가 많은 분들이 전성기라고 생각하시는 때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연 총 감독을 맡기도 했는데 과거의 경험들이 어떤 도움이 됐나
- 올림픽 총 감독이라는 건 여러가지 일들을 해야 된다.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로 연출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업이니까 각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필요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하고 난타 외에도 많은 공연들을 제작하면서 공동작업들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도움이 됐다.
 
사람들이 섭외에 응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 송승환이라는 사람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보고 응한 것보다는 올림픽이라는 존재감이 컸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이자 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열린 올림픽이었는데 그만큼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컸다.
 
송승환 감독이 섭외에 응하는 기준은 뭔가
- 돈이나 명예보다는 저한테 섭외 들어온 일이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재미있어야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해야 결과가 좋을 수 있다. 결과가 나빠도 내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적다. 내가 최선을 다할만큼 이 일이 재미있나가 기준이다.
 
요즘 가장 재밌는 건 뭔가
-몇년 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원로 배우와 가수 분들을 인터뷰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게 너무 재밌다.
 
요즘 동료들과 나누는 고민들은 뭔가
- 나이가 드니까 나이 들면 어떻게 살아야 될지 얘기를 많이 나누는데 우선은 건강 얘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열정이 남아있어서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뭘지 고민하고 있다. 배우는 늙어서만 할 수 있는 노역이 있다.
 
2018년 이후 ‘내려놓음’의 연속이라고 들었다. 내려놓으면서 깨달은 인생에서 가장 귀한 건 무엇이었나
-내려놓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아직도 내려놓는 게 어렵다. 그러니까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거다. 내려놓으려고 애를 계속 쓰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눈이 나빠졌을 때는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내려놔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눈이 나빠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기더라. 그래서 일을 내려놓지는 못하지만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다.
 
눈이 안보이고 난 후 달라진 게 있나
-눈이 안보이니까 남의 말을 더 열심히 듣게 됐다. 과거에는 흘려들었던 말도 더 듣게 되고 음악도 깊이 있게 듣게 됐다. 보이지 않으니까 그만큼 더 들으면서 얻게 된 것들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난타 전용 극장은 문을 닫았지만 유튜브 ‘송승환의 원더풀라이프’를 통해서 새로운 극장을 열었다. 많은 원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그들에게 배운 건 뭔가
-그분들은 저보다 시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으셨다. 예술가로서 살면서 겪은 고비들을 잘 넘기신 분들이다. 거기서 배우는 게 많다.
 
인간관계에서 중요시 하는 부분이 뭔지 궁금하다
-진실한 거다. 서로 간에 약속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을 덮어주고 장점을 봐줄 수 있는 인간관계가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유튜브 채널 이름처럼 송승환이 생각하는 원더풀라이프는 뭔가
- 제 인생이 끝나지 않아서 뭐라고 얘기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하하). 우선은 내가 하고자 했던 일들과 하고 싶었던 일들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해나가는 게 아름다운 인생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는 남을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났다. 아름다운 인생의 마무리는 나를 위한 인생도 중요하지만 남을 좀 더 많이 생각하는 인생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송승환을 만든 건 뭔가
- 이 일을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달려왔고 요즘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
- 긴 목적보다는 그때그때의 일들이다. 앞에 있는 하나하나의 일을 보면서 달려가는 거지, 거대한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에 일이 있으니까 그 일을 위해서 달려가는 거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송승환 감독만의 방법이 있나
-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니까 방법이 없아도 계속하게 되더라. 좋아하는 일이니까 새로운 일을 생각하게 되고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직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는 지났다. 송승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뭔가
- 아직 다른 명칭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저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명칭은 배우와 프로듀서인 것 같다. 배우는 아역은 아역, 청년은 청년, 노년은 노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타 말고도 많은 공연들을 기획과 연출을 한 프로듀서다. 배우는 관객들에게 보이기 위한 거고 공연을 만드는 것도 관객들에게 보여질 작품을 만드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관객들과 소통하는 거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다.
 
송승환이라는 사람의 역할은 뭔가
- 내가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프로듀서로서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갈거다.
 
송승환 감독을 보면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탐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이 나빠지고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가 됐다고 들었다. 앞날에 대한 막막함은 없었나
-처음에는 힘들었다. 6개월 정도는 안보이니까 좌절을 했는데 그 후에는 안보여도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고 그걸 해보니까 가능하더라. 그러면서 하나씩 재미가 생겼다. 늘 해왔던 일이지만 새로 시작한 일처럼 느껴지고 새로운 재미가 느껴져서 좋았다.
 
송승환에게 행복의 기준은 뭔가
-흔히 성공해야 행복해진다는 말들을 한다. 근데 저는 행복하게 사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객관적인 가치 기준이 아니라 자기의 주관적인 마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 제 주변에 돈과 명예가 없어도 하루하루 행복해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을 보면 저게 행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사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코로나 시기에 힘들었다고 들었다. 뭘하면서 보냈나
- 코로나 시기에 시간 여유가 생겨서 유튜브 원더플 라이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코로나 시기가 언젠간 끝날테니까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하면 좋을지 작품을 찾는 시간을 보냈다. 나름 좋은 시간이었다.
 
회사도 힘들었다고 들었다
- 코로나 때문에 극장 문을 닫으니까 매출은 없지만 돈은 계속 나가서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했다. 사무실도 줄이고 직원 수도 줄이면서 버텨오다가 다시 난타 공연이 잘 되면서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송승환을 춤추게 하는 건 뭔가
- 춤은 역시 기분이 좋아야 추는 건데 내게 그런 존재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고 좋아하는 팀과 작업을 하게 될 때가 가장 신난다.
 
송승환 감독이 경험한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
- 배우는 연기를 하는 거다. 연기를 한다는 건 캐릭터로 바뀌는 과정을 거치는데 내가 아닌 자른 인물이 돼서 무대 위에서 다른 시대에 다른 인생을 사는 걸 보여주면서 관객이 감동도 느끼고 웃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게 배우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직업만족도는 5점 만점에 몇점인가
- 4점이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 가끔 때려치고 싶은 때도 있어서 그렇다.
 
이 인물처럼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있나
- 연극 속 인물들은 고뇌하는 인물이 많아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없었다.
 
연극 연출가로서 중요시 여겨야 되는 건 뭔가
-연극연출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연출도 결국 사람들과 작업하는 일이다. 그 사람들을 통해서 내 뜻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배우로서 이해를 못했던 부분들을 연출가로서 이해하게 된 게 있나
- 배우는 나무만 볼 뿐이다. 내 앞에 상대역과 도구, 관객을 보지만 연출을 숲을 봐야된다.
 
송승환 감독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기준은 뭔가
-일단 생각이 통해야 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을 통해 BTS를 기획한 방시혁,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 ‘오징어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처럼 세계가 열광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열망은 없나
- 난타가 올해로 27년째이다. 난타를 전세계 60개국 350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공연을 많이 했는데 그것이 내 몫이었던 것 같다. 또 다른 걸 만들 능력은 부족한 것 같고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난타를 했을 때 유튜브가 있었다면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 같은 글로벌 콘텐츠가 됐을까
- 그랬을 거다. 난타를 시작했던 97년만 해도 SNS는 물론이고 인터넷도 제대로 발달이 안됐을 때니까 해외에 우리 작품을 알리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 만약 당시에 SNS가 있었다면 좀 더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공연을 했을거다.
 
SNS로 난타를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나
- SNS로 홍보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공연이라는 건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현장성이 중요하다.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은 영상으로 관객들이 감동을 받고 즐겁게 볼 수 있지만 공연은 극장에 와서 무대 위에서 영상이 아닌 실제로 살아있는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배우의 호흡과 땀방울을 느끼는 라이브의 맛이있다. 공연은 SNS가 홍보 마케팅의 효과를 줄 수는 있겠지만 공연콘텐츠를 SNS로 옮기는 건 적합하지 않다.
 
사람들이 송승환 감독에게 많이 묻는 건 무엇이고 이에 대해서 뭐라고 답하나
- 난타를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시대감각이 중요한 시대에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송승환만의 방법이 있나
-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지금은 SNS 시대이고 유튜브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하는 시대가 됐다. 저 역시도 유튜브를 통해서 젊은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를 많이 접한다.
 
송승환 감독 사인 사진 김호이 기자
송승환 감독 사인 [사진= 김호이 기자]


SNS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나
- 예전에 우리가 젊을 때는 신문과 잡지, TV를 통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접했고 제 경우에는 일찌감치 난타가 성공하면서 해외 여러나라를 다녔다. SNS가 생기면서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많은 걸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게 좋은 점도 있지만 간혹 쓸데 없는 정보가 많아서 내가 일하는 것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하하).
 
영감은 어디서 얻고 영감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 영감은 책을 읽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유튜브를 보다가 떠오르기도 한다. 많은 연극 동료들과 밥 먹고 술 마시다가 떠오르기도 한다. 제 경우에는 동료들과 얘기를 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제가 상상력이 발동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구체화 되면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한다.
 
대표로서 송승환, 기획자로서 송승환, 배우로서의 송승환, 사람으로서의 송승환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잘모르겠다. 남이 평가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송승환 감독의 꿈은 뭔가
- 길게 큰 꿈이 있지는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해나가는 거다. 한단계 한단계 가는 거다.
 
마지막으로 위기와 고난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위기와 고난을 헤쳐나가는 건 여러 방법들이 있다. 늘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있고 저는 위기와 고난이 왔을 때 다소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 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부딪히면 해결이 되더라. 물론 혼자 힘으로 해결되는 것보다는 주변의 도움을 받을 때가 많았다.
 
송승환 감독과 사진 김호이 기자
송승환 감독과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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