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관광대국 일본, "관광객 지갑 더 열어라"…각종 요금 인상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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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4-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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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파크, 고급호텔 등 관광시설 신규 오픈 및 요금 인상

  • 이중가격제, 숙박세, 관광세 도입 움직임

일본의 쇼핑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쇼핑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도쿄 최대의 재래시장인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 평균 3000엔(약 2만7000원) 정도의 카이센동(해산물덮밥)이 2배 가격인 6000엔에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녹차를 재료로 한 디저트 카페는 몇시간 대기가 기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관광입국(立國)추진기본계획’에서 빠른 시일 안에 방일객 소비액을 연 5조엔(약 45조3000억원)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엔저에 고물가까지 겹쳐 방일 관광객의 소비액은 껑충 뛰었고 목표는 현실이 됐다. 2023년 방일 관광객 소비액은 합계 5조2923억엔(약 48조5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부가 목표로 했던 연중 5조엔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그 여파는 백화점, 숙박, 운수 업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고 있다. 5조엔은 일본 GDP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일본 정부 및 지자체들은 이 같은 추세 속에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도쿄와 지방을 잇는 고속열차 신칸센의 구간 연장과 함께 전국 관광시설의 신규 개장 및 요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오버투어리즘’, 즉 관광 공해로 인한 지역민의 불만을 달랜다는 명목으로 관광객에게 돈을 더 받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16일, 호쿠리쿠 신칸센의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역과 후쿠이현 쓰루가역을 잇는 구간이 새롭게 개통했다.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이들 지역이 신칸센으로 연결되면서 지역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마파크 및 고급 숙박 시설도 신규 개장과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혼슈 중부 아이치현의 ‘지브리 파크’는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인 ‘마녀 배달부 키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현실 세계로 구현한 새로운 공간 ‘마녀의 골짜기’를 새로 선보였다.

지난 3월 도쿄 오다이바에 개장한 체험형 실내 테마파크 ‘이머시브 포트 도쿄’는 성인 한 사람의 이용 금액이 이용 시설 종류에 따라 6800엔(약 6만7000원)~1만4800엔(약 13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비교적 작은 규모임에도 입장권 최저 가격이 서울 롯데월드나 경기도 에버랜드와 맞먹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오사카의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과 지바현의 도쿄 디즈니리조트가 이용 요금을 1만엔대로 올린 바 있다. 이들 테마파크는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고가의 익스프레스 패스도 판매하고 있다. 티켓값 인상 흐름은 대형 테마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년 사이 후지큐하이랜드, 선샤인수족관, 어드벤처월드, 레고랜드재팬 등 다른 주요 테마파크도 이용 요금을 줄줄이 올렸다.

방일객 증가 속에 부유층 여행객도 크게 늘면서 현지 브랜드 호텔, 글로벌 호텔 등 고급 호텔의 신규 건축도 이어지고 있다.

팰리스호텔은 2030년까지 호텔수를 현재 4곳에서 10곳까지 늘리고, 데이코쿠호텔은 30년 만에 신규 호텔을 개업할 계획이다. 이들 모두 객실의 대부분을 외국인 관광객이 채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큐그룹은 2027년에 도쿄 시부야에 고급 호텔을, 휴릭은 2030년을 전후로 고급 여관 '후후'를 현재의 약 2배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호시노리조트 역시 2024년에 온천 여관 등 4곳을 새롭게 개장한다. 글로벌 체인 하얏트 등도 공격적으로 일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오사카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오사카[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본 현지 거주자와 외국인에게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 주장이 나오거나, ‘숙박세’ 및 ‘관광세’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이중가격제' 도입은 지난 연말부터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 나오고 있는 논의다. 엔화 약세 속에 일본이 저렴한 여행지로 인기를 끄는 반면 현지 임금은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니 '좋은 불공정'의 측면에서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숙박세' 도입은 스키 여행지로 유명한 홋카이도에서 활발히 일고 있다. 니세코초에서는 오는 11월부터 1박당 숙박료에 따라 1인당 최고 2000엔(약 1만8000원)의 '숙박세'를 걷기로 했다. 니세코초 외에도 삿포로시와 하코다테시 등 10곳이 넘는 지자체가 독자적인 '숙박세' 징수를 검토하고 있다.

'관광세'는 오사카에서 검토되고 있다.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 오사카부는 내·외국인에게 모두 징수하는 '숙박세'와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징수금'을 걷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수 2507만명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까지는 한국의 기여가 컸다. 한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28%에 해당하는 696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더욱이 올해 벚꽃 시즌에 돌입한 만큼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을 전망이다.
 
오사카 도톤보리 지역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사카 도톤보리 지역[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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