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SK하이닉스, 美 보복 우려해 노후 반도체 설비 매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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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3-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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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노후 반도체 설비 매각을 중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한 2022년부터 노후 반도체 설비를 중고 시장에서 매각하는 대신 창고에 쌓아두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고 반도체 설비 시장의 주요 공급원으로, 통상 이들 업체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쓸모가 없어진 반도체 설비를 패키지로 묶어 거래업체에 판매한다고 F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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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부터 노후 반도체 설비 매각 중단

  • 中·러 업체들로 흘러 들어갈까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노후 반도체 설비 매각을 중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 및 대러 제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매각 설비가 제재 대상국으로 흘러들어갈까 우려한 데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한 2022년부터 노후 반도체 설비를 중고 시장에서 매각하는 대신 창고에 쌓아두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고 반도체 설비 시장의 주요 공급원으로, 통상 이들 업체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쓸모가 없어진 반도체 설비를 패키지로 묶어 거래업체에 판매한다고 FT는 설명했다. 노후 반도체 설비의 주요 매수자들은 중국 반도체업체들로, 이들은 해당 설비를 사용해 가전 및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저사양 반도체를 생산한다.

하지만 10년 된 노후 설비라고 할지라도 수리를 거치고 나면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될 수 있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및 대러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그것(반도체 설비)이 잘못된 곳으로 팔려서, 우리와 미국 정부 간 관계에 문제를 일으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한 중고 반도체 설비업자는 "일부 중국 바이어들은 설비를 다시 러시아에 판매해왔다"며 "따라서 (한국 반도체업체들은) 그것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작년 화웨이가 대중 반도체 제재를 뚫고 첨단 칩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놓자, 한국 등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국들에게도 대중 반도체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등 제재의 강도를 올리고 있다.

이 와중에 반도체 설비 저장 공간이 부족해진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부 설비 판매를 재개했으나, 그럼에도 미국산 설비는 여전히 중고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인공지능(AI) 및 첨단 기술 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소장은 "한국은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설비가 SMIC나 YMTC와 같이 (미국) 제재를 받는 중국업체들의 손에 들어갈 것임을 알고 있다"며 "그것은 미국과 한국 간 관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부터는 제재 유예를 무기한 허용 받았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공장은 유지 보수 및 공장 업그레이드를 위한 설비는 반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내 국내 반도체업체 공장들은 향후 미국의 제재 강화 가능성을 감안해 기존 설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해 더욱 저사양의 반도체를 생산해야 할 경우, 구형 설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한 고위 관리자는 "미국이 중국 (공장) 내 설비 반입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들(국내 반도체업체)은 (설비를) 매각하거나, 보관하거나, 폐기 처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설비들이 수백대, 수천대 되고 그 가치만 해도 수백만 달러가 된다"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보관하는 것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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