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리스크 비상등] 3개월 새 손실위험 1조 급증···잠재 리스크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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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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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에서 손실 위기에 놓인 금액이 2조4600억원에 달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투자 금액은 더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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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2023년 9월 금융권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 발표

  • 투자 잔액 56.4조···북미 61% 차지, 올해 22.5% 만기 도래

  • 단일자산 중 EOD 2.46조···복수자산 포함땐 리스크 더 커

  • 당국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에서 손실 위기에 놓인 금액이 2조46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에만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더욱이 사업장을 파악할 수 없는 복수 자산 투자까지 고려하면 잠재적 부실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55조8000억원)보다 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투자 금액은 더 늘어난 것이다. 업권별로는 보험권이 31조9000억원(56.6%)으로 가장 많았고 북미(미국·캐나다) 부동산에 절반이 넘는 61.1%(34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올해 만기 도래분은 12조7000억원으로 22.5%에 달했다. 개인투자 연계 공모 펀드는 총 2조3000억원이며 올해 900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더 큰 문제는 잠재부실이다. 기한이익상실(EOD·대출 만기 전 자금 회수 요구) 발생 규모가 지난해 6월 1조3300억원에서 9월 2조31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EOD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하는데, 통상 채무자가 만기까지 이자 또는 원금을 갚지 못할 것 같을 때 발생한다. 선순위 투자자가 자산 매각 시 후순위인 국내 금융사들은 투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이후 EOD 3건이 추가 발생해 연말까지 2조4600억원으로 불었다.

EOD가 발생한다고 해서 무조건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EOD 발생 규모는 사업장을 파악할 수 있는 단일 자산 투자(35조8000억원)에 국한된다. 복수 투자 자산(20조5000억원)에서는 잠재손실을 가늠하기 어렵다. 주된 투자처인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황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실 정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22년 4월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공실률 역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19.6%(지난해 4분기)를 기록했다. 사무실 다섯 곳 중 한 곳이 비어 있다는 얘기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흐름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용을 절감하기 쉬운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많다"며 "특히 고금리가 길어지고 금리 인하 기대 시점도 밀려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올해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보면 (투자손실)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총자산(6800조9000억원)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부동산 시장이 더욱 악화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건전성 규제 비율을 하회하거나 위험이 터질 금융사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금융사가 추후 손실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으로 대비할 수 있게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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