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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껍데기뿐인 기업 노사협의회, 정부 관리·감독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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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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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와 사업자가 기업 경영과 인력 계획 등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구인 '노사협의회'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기업 곳곳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 분기마다 노사협의회가 열리지 않으면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운영에 강제성을 띠고 있다. 협의회 운영 여부를 감시해야 하는 정부의 관리·감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수가 30인 이상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면 3개월마다 노사협의회를 열어야 한다.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업자가 참여와 협력을 통해 노사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협의회는 협의사항과 의결사항, 보고사항 등에 대해 논의한다.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에 관한 사항과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 등 기업경영의 핵심적인 내용은 물론 인력계획, 교육훈련 및 능력개발 기본계획 수립, 복지시설의 설치와 관리 등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문에 대해 의결해야 한다. 주로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다루는 단체교섭과는 다른 성격으로 회사의 경영상황을 감시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다. 

노사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지 않으면 사업자에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노사협의회 설치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사협의회의 정기적인 회의는 많은 기업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실정이다. A 대기업은 근로자와 교환할 의견이 없다는 이유로 노사협의회를 거부해오고 있다. 임단협을 해야 하는 4분기에만 협의회 개최를 하고 있다. B 방산업체는 매출 2조원 규모의 업체이지만 노사협의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기적인 회의 개최 여부를 감시해야 할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허술하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정기근로감독을 통해 노사협의회 설치 및 운영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기업이 협의회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면 노동부는 사측에 회의 일시를 정하라는 권고조치를 먼저 내린다. 사업자는 서류상으로만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꾸며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부는 협의회 운영 여부를 직접 들여다봐야 하지만 서류 확인으로만 끝내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C 업체의 경우 2020년 근로감독을 받은 이후 3년째 실태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 2020년 말 이뤄진 실태조사에서는 노사협의회라 분기별로 개최되고 있지 않았으나 별다른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묵인했거나 사용자가 노동부에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노조가 있는 곳에서도 협의회 운영이 원활하지 않은데 노조가 없거나 회사 측 관리자가 근로자위원을 겸하는 사업장에서는 협의회를 서류상으로만 만들어 놓고 제대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노사협의회가 활성화될수록 기업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노조, 연구원 노조 등 다양해지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창구 역할인 만큼 정부의 책임감 있는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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