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하반기엔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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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9-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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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저축은행 상위 5개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급등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로 부동산 업황이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정부는 부실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저축은행 자산 기준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2분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들의 상반기 말 평균 부동산 PF 연체율은 3.96%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26%)보다 약 3배(2.7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PF 평균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비율 역시 1.87%에서 4.15%로 2.28%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PF 연체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OK저축은행으로 8.35%까지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21%에서 9.48%로 5.27%포인트 상승했다. 요주의 여신(1∼3개월 연체) 비율은 46.29%에서 66.77%로 20.48%포인트나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작년 2분기 0%에서 올해 2분기 4.35%로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에서 1.59%로, 요주의여신 비율은 18.69%에서 54.9%로 각각 1.59%포인트, 36.21%포인트 높아졌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3.68%로 지난해 동기(0.01%)보다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요주의여신 비율은 각각 2.96%포인트, 39.0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3.2%로 지난해 동기(1.32%)보다 1.88%포인트 상승했다. SBI저축은행은 5개사 중 유일하게 부동산 PF 연체율이 1.3%에서 0.24%로 1.06%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PF 대주단 협약’을 체결하고 부실에 대응하고 있다. 이 협약은 사업장의 대주단 중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추가 자금 지원이나 이자 유예 등 채무 조정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브리지론 32개, 본PF 14개 사업장에 대해 협약이 적용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응에도 올 하반기 부동산금융 부실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 부동산금융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3.5배나 늘었고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위험도가 높아진 게 이유다. 이에 따라 저금리 시절 5~6%에 불과하던 대출금리는 9~11%까지 치솟았다. 만기 연장을 2회 이상 실시한 사업장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실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가도 계속된 유찰로 자금 회수가 쉽지 않고 매각률이 하락해 손실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브리지론과 공정 위험이 높은 본 PF는 토지 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가 쉽지 않아 부실 여신을 장기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만약 매각되더라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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