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멜로 영화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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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7-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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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이름을 알린 이후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나라타주' 등을 연출하며 일본 영화계에 입지를 다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그는 올해 개봉한 영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를 통해서 이름 앞에 일본 멜로 영화계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사진=김호이 기자]
-영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어떤 의미인가.
만화 원작이 제목인데 일본에서는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어요. 제목에 있는 치즈에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치즈 꿈은 잊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의미라고 생각했어요.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면서 '예외가 되는 순간 사랑은 시작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의미는 뭔가.
남녀간 연애와는 달리 동성과의 연애는 사람 등의 시선이나 방식들이 달라요. 그동안은 남녀간 연애에 대한 것들을 많이 찍었는데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함을 찾는 게 연애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장 잊을 수 없는 사랑의 순간이 특별함이라고 생각해요.
 
-퀴어 영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
이 작품은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던 만화가 원작인데요. 저는 이 만화를 봤을 때 동성애보다는 인간의 사랑과 인간의 존재를 다루고 싶었고 일본에서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참고했던 것들이 있나.
저는 이성애자인데 제가 연기를 가르치는 제자 중에서 동성애자가 있어요. 저로서는 성적인 점에서 넘을 수 없는 것들이 있었어요. 취재 등을 통해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됐어요.
 
-원작이 나온 시기와 영화가 나온 시기가 차이가 있는데 이에 대한 걱정과 어려움은 없었나.
이 만화가 나왔을 때는 이 만화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이것은 그냥 드라마, 인간에 대한 드라마 라는 말을 원작자에게 들었어요. 그 시대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인데 인간에 대한 내용이라서 차이는 별로 못 느꼈어요.
 
-일본에서 만든 퀴어 영화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퀴어영화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만들었어요. 굉장히 여러 가지 러브스토리 주제 중에서 한 종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퀴어라는 의식을 많이 안했어요. 그냥 러브스토리로서 이야기를 만든 거예요.
 
-애정 장면이 많이 나와요. 한국에서는 이러한 장면이 요즘 들어 별로 안 나오는데 일본은 어떤가.
비교적 일본에서도 한국처럼 지나친 사랑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애정표현에 대해 잘 담아내려고 했어요. 이러한 사랑의 장면에 대해서는 아름답게 찍어내려고 했어요.
 
-배우들은 촬영에 대한 반응이 어땠나.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두 배우 모두 새로운 경험을 느낀 촬영이었다고 해요.
 
-주연 배우 나리타 료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디렉팅을 한 부분이 있나.
이마가세(나리타 료 분)의 자연스러운 사랑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했어요. 그 이전에 나리타 료에게 수많은 조사를 해오라고 했어요.

-이번 영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바보 같은 정치가들이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직도 이런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른 사랑에 대한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슬램덩크가 난리가 났어요. 일본의 콘텐츠가 많이 어필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기들의 이야기처럼 생각했던 세대들이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슬램덩크가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저는 일본인으로서 일본인은 일본의 정서다운 걸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일본 크리에이터는 한국 정서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국의 콘텐츠를 통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지만 영향을 받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억에 남는 연출 장면이 있나.
제가 굉장히 집착해서 연출한 부분인데요. 쿄이치의 집에 들어가면 의자가 있는데 웅크리고 앉아 있어요. 갈 곳이 없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내가 여기 있어도 될까'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기에 약혼녀가 앉을 걸 본 순간 이건 아니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 김호이 기자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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