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우려 넘었으나… 이제는 미국채 발행 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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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6-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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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한도 인상안에 서명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채 한도 인상안에 서명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드디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하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채 발행이 대거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금융시장 내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상하원 표결을 통과한 부채 한도 인상안에 서명했다. 미 재무부가 '재정 능력 소진 날짜'로 경고했던 5일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부채 한도 인상안이 법제화됨으로써 연방정부는 디폴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 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사상 첫 번째 디폴트를 방지하는 한편 부채를 감축하고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 메디케이드(빈곤층 의료지원제도)를 보장하고 우리의 퇴역 군인들에 대한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는 초당파적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세우는 일을 이어간다"고 덧붙였다.

부채 한도 인상안은 2025년 1월까지 향후 2년간 부채 한도 인상을 허용하는 대신 예산, 특히 비국방 예산의 지출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식료품 지원 대상의 연령 기준 상향, 코로나19 지원 기금의 회수 등이 포함됐다.
 
산 넘어 산
부채 한도 인상안이 통과되면서 금융시장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최악의 경우인 연방정부 디폴트를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앞으로 연방정부의 부채 조달을 위한 미국채 발행이 대거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금융시장 전반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자금이 미국채로 몰리면서 다른 자산군 시장에 자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작년부터 시작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로 인해 유동성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다시 한번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그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자금 유출로 인한) 부정적 충격은 앞서 부채 한도 인상을 둘러싼 대립의 여파를 우습게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이번주 5일 하루에만 1700억 달러(약 223조원) 이상 규모의 미국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까지 1조 달러 이상의 미국채 발행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단기간 내 대규모 자금이 미국채로 빠져나가면 다른 자산 시장에 자금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은행 예금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방은행 예금 유출로 홍역을 치렀던 미국 은행권의 경우, 또다시 예금 유출이 발생하면 그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유력한 미국채 매입자들은 비은행 금융기관이지만, 이들이 미국채 매입을 위해 은행 예금을 동원하면 결국 그 타격이 은행에까지 미치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시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 더크 윌러는 "어떠한 식으로든 은행 준비금이 감소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악재"라고 말했다.

주식, 채권도 향후 전망이 우려스러운 건 마찬가지이다. 

JP모건은 미국채 발행이 급증할 경우,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 올해 수익률의 5% 가까이를 반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티그룹 역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향후 2개월간 5.4%(중앙값 기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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