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팬데믹에 방 뺐던 '패션·뷰티' 브랜드, 명동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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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5-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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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뛰드·토니모리·스킨푸드 명동 내 신규 매장 오픈

  • 올리브영 4월 외국인 고객 매출 전년비 31배 급증

  • 공실률 하락…국내 최대 상권 '쇼핑 1번지' 부활

21일 오후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카페에는 대기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노점상들은 떡볶이며 닭꼬치 등 먹거리 준비가 한창이다. 화장품 점포에는 외국인이 넘쳐난다. 거리를 메운 인파를 향해 식당의 전단지를 나눠주는 손길이 분주하다. 
 
코로나19와 함께 사라졌던 명동의 풍경이 되살아났다. 21일 찾은 서울 명동 거리는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명동역 4번 출구부터 이어지는 명동 메인 거리에서는 더 이상 흉물스럽게 비어있는 점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비어 있던 점포들은 새 주인을 찾고 오픈을 위한 내부 공사로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리오프닝을 앞두고 들어선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명동을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명동에 자리한 명동관광정보센터의 3∼4월 이용객은 49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나 늘었다. 이용객 중 외국인은 4252명으로 86%에 달한단다.

이 참에 명동에 재입성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명동의 터주대감이었던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들이 명동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 점포를 열기 시작했다. 토니모리와 에뛰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부터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메인거리 바로 이면도로 상권에는 토니모리가 24일 문을 여는 명동 네번째 매장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명동을 선점한 기업들도 늘어난 매출을 실감한다. 명동에만 5개 매장을 운영 중인 올리브영의 한 매장에는 수십명의 외국인 고객들이 화장품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섰다. 

일본인 관광객 미호씨(28)는 "색조부터 기초화장품까지 인기 화장품을 한자리에서 쇼핑할 수 있어 좋다"며 바구니를 들어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올리브영의 4월 한 달간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1배 급증했다. 

 
토니모리 명동1번가점이 5월 24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토니모리 명동1번가점이 5월 24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명동에 마지막 직영 매장을 철수하며 자취를 감췄던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도 지난 2월 매장 2곳을 새롭게 열었다. 스킨푸드도 내달 명동에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신규 출점이 사라진 로드숍이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명동에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라네즈 명동 직영 쇼룸도 외국인 고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맞춤형 쿠션과 파운데이션을 제작해주는데 '라네즈 비스포크 네오' 서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동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았다.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되면서 명동 상권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팬데믹 기간 철수한 브랜드들이 돌아오고 점포를 확대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패션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리오프닝을 준비해왔다. 최근 나이키와 아디다스, ABC마트가 명동에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코웰패션이 전개하는 FIFA도 지난 3월 'FIFA 1904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명동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다이소는 12층 건물 전체를 매장으로 쓰는 초대형 매장을 열기도 했다.

신규 오픈 매장이 늘어나면서 명동 공실률도 점차 줄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정보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1분기 명동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17.4% 하락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명동 거리에 공실이 급증했던 작년부터 알짜 점포를 플래그십으로 선점하는 패션, 뷰티 기업이 등장했다"면서 "명동이 한국을 대표하는 쇼핑 상권인만큼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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