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성과와 과제②] K칩스법으로 투자 견인 성과···미·중 무역갈등 영향 주요 산업 불확실성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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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5-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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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크게 '규제완화'와 '민간자율'로 요약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자율과 공정한 기회, 그에 대한 보상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강조해왔고, 이를 적극적인 민간투자 유치와 규제완화 정책을 실현해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수백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정책에 화답했다.

다만 당장 국내 주요 산업권의 경쟁력이 강화됐는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영향으로 국내 주요 산업권이 간접 피해를 입고 있는 결과다. 최근 윤 대통령이 미국에 국빈 대우로 방문하면서 이 같은 불확실성 해소에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재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많은 재계 관계자들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상향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종전까지 대·중견기업 8%, 중소기업이 16% 적용받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격차다.

이 같은 정책에 재계는 대규모 투자 발표로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에 30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최대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도 24조원을 국내 전기차 산업에 투자해 한국을 미래 자동차 산업의 허브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도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올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다보스포럼 순방 등 기회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글로벌 수출·수주 지원 활동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권의 가장 큰 위협인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수출 금지 조치를 해소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서 수출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또 미국은 지난해 8월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하며 미국 정부의 반도체 생산설비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 설비 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넣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했다. 이에 대부분 한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변수 탓에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중국 시장 포기와 현지 공장 철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산업도 미국에서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중국과의 무역갈등 결과로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을 윤석열 정부가 해소해주길 기대해왔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방미한 결과 반도체법과 수출통제 이행 과정에서 '기업의 불확실성 및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로 미국과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당장은 선언적 내용에 불과해 구체적으로 수출통제나 보조금 지급 가드레일에 대한 세부적 협의에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불확실성이 남은 셈이다.

이는 최근 경기 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4조원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이미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손실 4조5800억원,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양사는 도합 7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S부문 4조원, SK하이닉스 3조3200억원 등 손실이 예상된다. 이번 방미에서 정부에 통상 리스크를 줄일 외교적 해결책 마련을 기대했던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현안들이 원론적인 협의에 그치면서 방미 성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특히 반도체 기업들은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 없이 가드레일이 포함된 보조금 청구를 당장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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