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세계 철도기술 선도 '명품 K-철도' 비전으로 새 미래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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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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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한 원장은 "철도연의 연구개발이 국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철도교통이 국가 핵심 성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비전은 세계 철도기술을 선도하는 명품 K-철도기술 개발입니다. 명품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처럼 철도연의 연구개발이 국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철도교통이 국가 핵심 성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친환경' '탄소중립'이다. 이에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철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철도는 온실가스 배출원단위가 자동차의 8분의 1에서 6분의 1에 불과하다. 안전성, 경제성, 저탄소 배출 측면에서 효율적인 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미래 산업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도 지난달 초 철도를 통한 연간 물류 수송량을 2026년까지 5000만톤으로 확대하는 등 철도물류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2차 철도물류산업 육성계획’을 마련·확정했다. 

이런 철도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곳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이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많은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 철도 발전을 주도해왔다. 

한석윤 철도연 원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철도분야는 1899년 경인선 개통 이후 2004년 KTX 개통까지 그 시작을 모두 해외 기술에 의존했지만 연구원 설립 이후 기술 자립을 빠르게 이뤄냈다"며 "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정부, 산학연을 연계하는 기술 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해 국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이퍼튜브, 자율주행, 수소열차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

철도연은 1996년 철도 분야의 기술개발 및 정책연구를 통해 철도교통의 발달과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철도종합연구기관이다.

고속철도, 일반철도, 도시철도 및 경량전철 시스템 연구개발, 차세대 대중교통 시스템 연구개발, 철도정책 및 물류기술 연구개발, 철도 핵심원천기술 연구개발, 기술정책 수립 지원, 인력 양성 및 기술지원 등을 핵심 기능으로 하고 있다. 한해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집행하고 관리한다.

주요 연구개발 성과로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 K-AGT 경전철 등을 상용화했으며, 무가선트램, 미니트램, S-BRT 등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최고속도 1200㎞/h의 초고속 하이퍼튜브, 열차끼리 직접 통신하여 열차를 제어하는 5G 기반 열차자율주행시스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철도기술, 철도물류 기술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철도 및 대중교통, 물류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 원장은 "철도연이 설립된 후 더욱 체계적으로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시동을 걸 수 있었다. 2001년에는 한국형 표준 전동차를 개발했고, 11년 전에는 우리 기술로 KTX-산천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현재 우리의 철도기술은 유럽이나 일본 등 철도 선진국과도 치열한 경쟁을 하는 수준이다. 동남아 국가 등에서는 우리의 기술을 벤치마킹하는 등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서'세계 철도기술을 선도하는 명품 K-철도기술 개발'을 비전으로 새로 정립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올해 철도연의 핵심 R&D과제로 △하이퍼튜브 △철도자율주행 △수소열차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취임 이후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한 것이 'K-철도기술의 명품화'다.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명품처럼 철도연이 약 30년간 이뤄 온 기반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 국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목표"라며 "탄소 중립시대에 주요한 수소열차와 물류기술, 철도자율주행, 시속 1200㎞급 초고속 하이퍼튜브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퍼튜브 기술은 하이퍼튜브는 공기저항이 없는 아진공(0.001~0.01기압) 튜브 내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추진·부상시켜 시속 1000㎞ 이상 주행 가능한 교통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하이퍼튜브가 초고속 교통수단으로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국제 경연대회·시험운행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버진하이퍼루프'가 실제 무인 주행시험을 통해 시속 387㎞를 달성한 바 있다. 유럽은 하이퍼튜브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과 노선 발굴, 그리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 추진을 위해 이용하는 자기부상 방식의 경우, 일본이 지난 2015년 세계 최고속도(시속 603㎞)를 달성했으며 오는 2027년 도쿄에서 나고야에 이르는 286㎞ 구간에 상용화 노선을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철도연이 2020년 하이퍼루프 축소 모형시험(1/17)을 통해 시속 1019㎞ 주행에 성공함으로써 튜브 내 초고속 교통수단의 현실화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지난해 직경 4m, 연장 10m의 초고밀도 콘크리트 아진공 튜브를 건설해 0.001∼0.01기압을 30분 이상 유지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한 원장은 "하이퍼튜브 기술은 초연결시대의 국토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이미 미국 등 주요국 사이에서는 기술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며"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퍼튜브 핵심기술이 되는 차량의 초고속 주행 안정화 장치, 초고속 추진전력제어기술, 복합소재 하이브리드 튜브기술 등을 통해 기술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 탄소 총배출량 중 수송부문은 약 14%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 95%가 도로에서 배출되고 있다. 철도는 도로 대비 8분의 1 수준의 낮은 탄소배출을 보이는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이라며 "다만 탄소배출을 더 줄이기 위해 현재 주요 동력원인 전기를 수소,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과 철도산업의 탄소배출 현황 및 저감전략 수립, 태양광 방음벽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석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KTX산천부터 열차자율주행 기술까지..."연구성과 실용화 확산 집중"

철도연이 지원한 연구개발 성과는 우리 실생활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TX-산천, KTX-이음 등 한국형 고속철도를 철도연 주관으로 개발했고, 한국형 표준전동차 상용화 시스템, 한국형 경전철 K-AGT, 버스의 통행을 일반 차량과 분리해 정시성과 수송능력을 향상시킨 대중교통 시스템 S-BRT, 열차자율주행 기술 등 철도시설, 물류 등에서도 핵심 기술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시간 철도안전 통합 감시제어시스템' 연구 성과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통해 몽골에 실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실시간 철도안전 통합 감시제어시스템은 철도 관제시스템을 중심으로 차량과 선로, 역사의 위험정보를 실시간 통합하고 분석해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철도 전 구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 향상, 운영 효율화, 공간 절약,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 2019년 완료된 국토교통부 국가 R&D 사업으로 5년간 253억원(국비 197억원, 민간 66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한 원장은 "취임 당시 경영 목표에 '철도기술의 실용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포함돼 있을 정도로 기술 실용화, 상용화는 중요한 문제다. 실제 철도산업 생산 유발 계수는 1.50으로 자동차, 조선보다 높다. 철도 기술의 실용화는 국가경제 전반에도 그 파급효과가 크다"며 "이를 위해 철도연은 연구기획 단계에서부터 연구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는 수요 지향적인 연구를 강화하고, 고품질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구성과 실용화를 위해 수요 목표를 명확히 해 경전철, 무가선 트램, 고속철도 등의 연구성과 실용화를 확산하고 있으며, 철도 기술의 1차 수요자인 철도산업, 관련 기관 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하는 것도 중점 사항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철도 신기술 테스트 베드를 확보해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함이다. 현재 무가선트램 부산 오륙도선 실증, S-BRT 세종시 실증사업, 남원시 산악트램 실증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국민에 대한 철도기술 성과 홍보다. 국민은 결국 R&D의 최종 고객이다. 새로운 과제와 사업, 성과 등을 국민께 알려 철도연이 어떤 조직인지, 철도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철도산업,  4차 산업혁명과 융합...미래 산업 이끄는 철도연 되겠다"

그는 우리나라 철도교통기술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가치들을 철도 산업과 결합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철도교통 관련 최고기술 보유국의 기술 수준을 100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는 86%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도시철도 차량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며 수출도 활발하다. 고속철도도 90% 이상 국산화를 이뤘다"며 "이제 철도산업은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철도기술을 융합해 철도산업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철도연도 철도산업 데이터 생태계 조성과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등 기술 발전과 성과를 만들기 위해 AI 기반 철도 표준 플랫폼 연구,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대중교통서비스, 드론과 AI를 활용한 철도시설물 점검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철도는 1899년 경인선 개통으로 120년이 넘는 철도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대적 의미의 철도기술은 철도연이 설립된 이후에 획기적으로 발전했다"며 "앞으로도 철도, 대중교통, 물류 분야 기술과 정책의 공급자이자 플랫폼으로서 정부 정책과 기술을 지원하고 철도연의 기술이 철도산업, 운영기관뿐 아니라 철도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철도교통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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