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다이소까지...유통업계, 잇단 '노조 설립'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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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3-05-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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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CLS 노동조합에서 쿠팡의 부당 노동에 대해 서울고용노동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노사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서다. 여기에 잇달아 새 노동조합(노조)이 설립되며 기업들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불경기에 노조 이슈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화물기사들의 파업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쿠팡과 민주노총 소속 택배노조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과 26일 이틀 사이에 쿠팡 직원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간 폭행 사건이 잇달아 터졌다. 

지난 24일 당시 서울 송파, 일산, 용인 3곳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지회 창립대회를 연 직후 연이어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오후 9시쯤 경기 용인 쿠팡 물류창고 '3캠프' 입구에서 진입을 시도하던 택배노조 경기지부장 원모씨가 이를 제지하던 쿠팡 직원 6명을 때렸다. 분당지회장 황씨 역시 지난 26일 오후 9시 40분쯤 용인 쿠팡 물류창고 후문에 서 있던 쿠팡 직원 2명을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CLS 측에서 폭행 및 배송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택배노조 간부 두 명을 형사 고소해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일련의 사건을 놓고 노사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폭행 사태는 진실 공방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두 번째 폭행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부당노동 행위를 수사해 달라”며 서울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냈다.

택배노조는 "CLS는 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던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으려 했고 상급단체 간부의 출입을 봉쇄했다. 또 단체교섭 요구 사실 공고문 부착을 방해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근거 없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CLS는 입장문을 통해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세력 확장을 위해 CLS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불법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노총은 작년에도 혹서기 근로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쿠팡 본사 로비를 무단 점거하는 등 쿠팡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다이소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이소도 지난 1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다이소물류센터지회 설립 이후 노조 활동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속앓이 중이다. 

노조 측은 아성다이소가 노조 활동에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을 준 바가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지난 3월 60년 만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여러 리스크에 직면했다. 노조 측은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작년 하이트진로 물류 파업 사태가 다시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장기 소비침체로 갈수록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하이트진로 물류 자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들은 운송료 인상 등을 이유로 6개월 간 파업을 벌였다. 맥주가 생산되는 공장 진입로를 막는 시위를 벌여 시중에서 ‘참이슬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하이트진로는 막대한 매출 손실을 봐야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60년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신세계에도 노조가 생기며 앞으로 유통업계 노조 설립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일부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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