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착시 사라진 1분기 수출 '역성장'···"다른 산업기반 강화 등 고른 성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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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4-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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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11% 줄며 무역적자 225억 달러

  • 반도체 제외한 수출 증가율 2% 불과

  • "고금리 부담 줄일 특단의 대책 필요"

올해 들어 수출 감소세가 다소 완화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산업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반도체 수출의 부진으로 이른바 ‘반도체 착시’가 사라지고, 그간 누적된 수출 산업의 약화가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향후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 수출 증가율은 기간이 짧은 2월을 제외하고, 1월 –16.4%, 3월 –13.6%에 이어 이달 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11%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완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1분기에 수입 1740억 달러 대비 수출은 1515억 달러로 적자 225억 달러를 나타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수출이 대폭 줄며 타격이 커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40%가량 감소했다. 최근 몇 년간 전체 수출을 반도체가 견인해 온 만큼 이는 직접적인 수출 부진의 배경이 됐다. 지난 7년간 반도체 수출 증가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3%에 달했다.
 
다만 근본적인 원인은 누적된 수출 산업의 기반 약화에 있다는 게 무협 측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대에 머물렀다. 수출 구조의 편중성은 세계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약 20%로 급증했던 2017년 이후 오히려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2.9%가량으로 떨어졌다. 2016년까지는 반도체 비중이 최대 12.6%였지만, 점유율은 3.1%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외 다른 산업의 수출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무협은 이밖에 △생산 유연성 및 가격 경쟁력 약화 △기업을 제약하는 규제 확대 △미흡한 연구·개발(R&D) 생산성 등을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 부회장은 “지금 금리가 너무 높아 기업들의 이자 추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수출 기업에 대한 금리나 원리금 상환 부분은 특단의 대책을 지속해야 할 것 같다”며 “무협은 주요 금융기관과 수출업계 미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수출 증가세와 관련해서는 “자동차가 눈에 띄게 늘어나니 반도체를 비롯해 두 가지 품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전체 산업이 골고루 수출 성장세가 높아지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에 대해서는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당장에 정치적 관계로서 각국이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지만, 다시금 경제 및 생산성의 논리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지금 시급한 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차질 없게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주민까지 협조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 미·중 갈등이 수출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에서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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