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명운 걸린 訪美] '최후 보루' 된 美시장…'영업사원' 尹 임무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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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4-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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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대미 1~10일 수출액 中 제쳐…IRA·반도체법 등 수출 험로 예상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0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을 제치고 미국이 우리나라의 수출 1위국으로 부상하면서 이달 말 미국으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에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앞세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등이 우리 주요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탓에 양국 간 경제정책 조율이 핵심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고전하고 있는 대중국 수출도 미국의 견제 영향이 없지 않은 만큼, 한·미 신뢰관계 구축을 통해 수출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71억9500만 달러의 흑자를 낸 반면, 중국과는 78억399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사실상 대중 무역적자를 대미 무역흑자로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수출 규모도 최근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앞지르고 있다. 4월 1~10일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32.1% 증가한 30억45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31.9% 감소하며 26억6600만 달러에 그친 대중 수출을 넘어섰다.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이후 20여년간 대미 수출을 앞서왔지만 2018년 미·중 관세 분쟁을 기점으로 하락하며 올해 역전될 추세다.

세계 경제 둔화 여파로 그간 호조를 보였던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와 EU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 무역은 꾸준한 흑자 규모를 유지하며 우리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미국도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등을 앞세우면서 수출 확대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이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현대·기아 모델을 제외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험난한 수출길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업체를 제외한 모든 해외 업체의 모델이 이번 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우리 기업에 타격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시장 경쟁력은 당분간 미국산 전기차에 크게 밀릴 수밖에 없으며 렌트·리스 등 상업용 차량 시장과 같은 한정적인 시장에서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 외교에서 우리 기업의 우려가 큰 IRA의 시간적 유예나 세부지침 변경 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정상 외교에서 얼마나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최근 미국은 경제지표에서 과열 양상까지 보이던 고용이 줄고 구매력이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미국이 신뢰와 협력을 담보로 우리 기업에 막대한 대미 투자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우리 기업의 중국 투자와 진출을 제한함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미국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며 "IRA가 명백한 FTA 위반사항인 만큼 미국에 얼마나 우리 측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는지가 방미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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