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 예탁금, 증권가 '핑크빛 vs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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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3-04-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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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세를 보이며 주식 업황 개선에 대한 핑크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투자심리가 특정 테마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52조398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53조6240억원으로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기 때문이다. 이에 간접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ETF·ETN·ELW 제외)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1월 2~31일) 13조1413억원 규모였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4월 3~14일) 27조347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올 1분기 △미래에셋증권(1748억원) △한국금융지주(1940억원) △NH투자증권(1370억원) △삼성증권(1423억원) △키움증권(1824억원) 등 5개 증권사 순이익이 총 83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며 시장 전망치 대비 9% 이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같은 기간 20% 내외로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은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등 조달 비용 상승으로 급감했던 이자이익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탁금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준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역설하며 5월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연설을 통해 “재정 여건이 크게 긴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도 목표치를 훌쩍 웃돌고 있어 통화정책을 더 긴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한 번 더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늘어난 증시 거래대금이 이차전지 등 특정 테마 종목에 집중된 점도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슈에 상승하는 테마 종목들은 이슈가 사라지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시 환경이 개선됐지만 (증권사) 실적 턴어라운드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며 “현재 거래대금 수준도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특정 테마 강세에 기반한 만큼 지속성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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