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딜레마] 국내 전문가들 "피벗 시기상조" VS "금리인하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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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04-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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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마저 올해 경기침체 인정...커지는 피벗 기대감

  • 전문가들, 여전히 물가 압력 공감대...유지해도 하락은 일러

  • "韓, 적절한 타이밍에 금리 인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꺾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으로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연내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상승률(6.0%)에 비해 크게 둔화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5.1%)도 소폭 하회했다. 미국의 월간 CPI가 5%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5.4%) 이후 처음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상대적으로 둔화세가 더디다.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가 오르며 5.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2월 상승률(5.5%)보다도 높아졌다. 근원 CPI가 전체 CPI를 추월한 건 2021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비스 등 물가가 여전히 끈적거리며 하락하지 못하는 상태로 나타났다.

현재 CPI 수준이 연준 목표치인 2%는 크게 웃돌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여기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인한 은행 위기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내 경기 둔화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긴축 정책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는 중이다. 연준 인사들도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고용시장 안정이 유지된다면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날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침체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2년여가 소요될 전망이다. 연내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란 종전 입장이 바뀌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닌 만큼 연준의 정책 방향이 급선회하기는 어렵다며 피벗 가능성을 낮게 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이 있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며 "통화 정책 방향을 바꿀 정도의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역시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동월보다 5.6% 올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데이터를 기다리는 타이밍이라 (향후) 한국 경제 방향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그는 다음달 미국 CPI 지표까지 봐야 연준의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연준의 피벗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실장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고 해도 바로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경험을 보면 몇 달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경기 상황을 보고 적절한 타이밍에 우리 금리를 인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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