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상 치른 이낙연 "여야 모두 위기의식 없다"…'친낙계' 세결집 구심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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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김세은 기자
입력 2023-04-0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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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훈 "이 전 대표, 출국 전까지 시간 있어...자연스러운 만남 가능"

  • 하태경 "세계 정세, 우리나라에 불리한 상황…尹, 나라 더 잘 운영해야 지적"

  • 빈소서 이낙연 지지자, 이재명 향해 "출당 조치해놓고 조문 왔냐" 일갈도

  • 오는 18일까지 한국 체류…친낙계 "정치적 행보 없을 것" 확대 해석 경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인상으로 미국에서 급거 귀국한 것을 계기로 친낙(친이낙연)계 ‘세력 결집’을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장인상 도중 만난 정치권 인사들에게 “여야 모두 위기의식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체류기간 중 역할론이 주목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조문을 한 9일 오후에는 친낙계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이 대표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남성은 “개딸들 시켜서 이낙연 출당 조치 (요구를) 시킨 사람이 여길 어떻게 옵니까. 말이 됩니까. 사과하세요”라고 했고 민주당 측 관계자들 저지로 물러났다. 이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당내 민심을 반영한 목소리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지난 8일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대표는 이날까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민주당 내 친낙계로 분류되는 설훈·박광온·홍영표·오영환·이병훈 의원 등이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표는 10일 발인·장례를 마친 후 오는 18일까지 국내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 기간 예정된 특별한 정치적 행보는 없지만 일정 소화 중 친낙계 의원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친낙계 인사로 꼽히는 설훈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일정은 모르지만 이 전 대표가 10일 출상 후 출국 전까지 약간 시간이 있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주류 세력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친이재명)’계다. 그러나 총년을 1년 앞둔 현시점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심화하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참패'한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이 대표 사퇴와 더불어 사후 체제 대비까지 요구하는 비명계의 세력 결집을 위한 구심점이 필요한데 귀국한 이 전 대표가 그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일단 친낙계는 이 전 대표 귀국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설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장인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부랴부랴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정치적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친낙계 결집 강화 움직임에 대해선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이 전 대표가) 남아 있는 시간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서둘러서 뭘 하겠다는 생각이면 그리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단순한 장례일 뿐”이라며 “(친낙계 규합이라는 해석은) 과잉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께 당이 어려운 상황이니 원로로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당내 현안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자신도 기자들에게 “출상 후에도 사흘간 사후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생각보다 남은 국내 체류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 정성호 민주당 의원 등은 아침부터 조문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여당 의원인 하 의원에겐 비교적 솔직하게 현 정치권에 대한 생각을 전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자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세계 정세가 우리나라에 불리한 형국이라 국가 위기인데 정치권은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며 “여야가 모두 위기의식이 없는 상황 속에 야당이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 외교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니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를 더 잘 운영해주면 좋겠다는 당부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함과 동시에 여야 모두에게 분발을 얘기했고, 이런 가운데 자신의 역할론도 언뜻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으로 출국해 워싱턴DC 소재 조지워싱턴대학 연구원 자격으로 체류 중이다. 이후 독일에서 강연 일정을 소화한 후 오는 6월 하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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