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업 특별세무조사] '오너 2세' 박정규 전 사장 도박·배임·횡령 들여다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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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원·장하은 기자
입력 2023-03-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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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업이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지난 2018년 구속된 박정규 전 세종공업 사장의 도박·배임·횡령 과정 속 탈세 여부를 들여다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세무조사의 대상 기간은 2017년부터 2021년으로 박 전 사장의 혐의 기간과 겹치는 데다 법원에서 해당 범죄 사실이 확정된 후 받는 조사이기 때문이다.

박 전 사장은 세종공업 창업주 박세종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2018년 도박·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 당시 세종공업의 총괄 사장이자 계열사 세정의 최대주주였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세정 대표도 역임했다. 세정은 박정길 부회장, 박 전 사장 등 오너 일가 특수관계자가 지분 86%를 보유하고 있는 세종공업의 핵심 계열사다.

박 전 사장은 2013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총 170억원 대의 세정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박 전 사장은 횡령 과정에서 허위 회계 처리와 더불어 계열사·지인 운영 회사에 세정의 자금을 대여하는 것처럼 꾸미는 등의 방식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사장은 본인이 보유한 세종공업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세정에 넘기는 방식으로 약 11억원 상당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14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국내와 필리핀 등지에서 146억원 상당의 상습도박을 했는데, 배임·횡령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도박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사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9년 6월 항소심 판결 후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박정규 전 사장, 출소 후 세종공업 임원 이름 올렸다 사라져…이후 개명 흔적
 

2020년, 2021년 말 기준 세정 주주구성 현황. 2020년 말 감사보고서에서 세정의 2대 주주로 등재된 박정규 전 세종공업 사장의 이름이 2021년 말 감사보고서에는 박건으로 변경됐다. [자료=세정 감사보고서]

범죄 사실이 불거지자 박정규 전 사장은 세정은 물론 세종공업 등 관계사에서 물러났다. 보유했던 세종공업 지분 역시 모두 정리했다.

하지만 그는 2020년 출소 후 다음 해인 2021년 초 세종공업에 복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세종공업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의 임직원 현황에 그의 이름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당시 직위는 부회장, 미등기 상근임원으로 담당업무는 업무총괄로 명시돼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전 사장이 회사를 상대로 중범죄를 저지르고 출소하자마자 경영 복귀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지난해 1분기 보고서부터는 다시 그의 이름이 사라졌다.

도박·배임·횡령으로 얼룩진 이름을 감추고 싶었을까. 본지가 세종공업과 계열사의 감사보고서를 검토해보니 박정규 전 사장이 최근 개명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드러났다. 

실제 세종공업 계열사 세정의 2021년 말 감사보고서에는 '박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세정의 2021년 말 감사보고서의 주주구성 현황에 따르면 2020년 말 감사보고서에는 박정규 전 사장이 세정 지분 27.3%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2021년 말 감사보고서에는 박정규 전 사장 이름 자리에 박건이라는 인물로 대체됐다.

2021년 말 세정의 감사보고서 상 박건의 전기(2020년 말) 보유 주식수가 2020년 말 보고서의 박정규 전 사장이 보유한 당기 주식수와 동일한 점을 미뤄봤을 때 박건은 박정규 전 사장의 새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종공업이 최근 공시한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의 ‘주주에 관한 사항’에도 박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세종공업의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까지는 이 자리에 박정규 전 사장이 등재돼 있었다.

본지는 세종공업에 박정규 전 사장과 박건이 동일 인물인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세종공업 관계자는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변 없이 “확인 불가능”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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