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써" 반복하고 직원 무단결근 방치했다면…대법 "해고 통지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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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02-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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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회사 간부가 반복적으로 "사표 쓰라"고 말을 하고, 이에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회사가 방치했다면 해고 서면통지가 없었더라도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버스기사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1월 한 전세버스회사에 버스 운전기사로 입사한 A씨는 두 차례 버스를 무단 결행했다가 관리팀장으로부터 "사표 쓰고 집에 가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관리팀장은 관리실장을 대동해 A씨에게서 버스 열쇠도 회수했다. A씨가 "해고하는 것이냐"고 묻자 관리팀장은 "그렇다"고 대답했고, A씨는 이튿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전남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노동위는 청구를 기각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이 역시 기각되자 A씨는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관리팀장에게 해고 권한이 없고 "사표 쓰라"는 발언은 화를 내다 우발적으로 나온 말이라고 보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관리팀장이 "사표 쓰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한 것은 일방적으로 A씨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버스 열쇠를 회수한 것도 A씨로부터 노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본 것이다.

또 관리팀장에게는 A씨를 해고할 권한이 없었더라도 당시 관리상무를 대동했기 때문에 적어도 관리상무의 일반적 지위·권한에 해고 권한이 있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가 3개월 동안 출근하지 않았는데 아무런 출근 독려도 하지 않다가 A씨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직후 갑자기 정상근무 독촉 통보를 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회사대표가 묵시적으로 해고를 승인했거나 적어도 추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회사가 A씨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 등을 통지한 적은 없으나 서면 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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