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프리미엄? 가성비?···삼성전자의 갤럭시 북3 마케팅이 모순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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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2-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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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벌써 갤럭시 북3가 가성비 제품이라고 난리가 났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갓태문', '노태북'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3이 한창 진행 중이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정작 언팩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3과 갤럭시 북3가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소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노 사장은 프리미엄이라는데, 국내 소비자들은 가성비라고 인식하다니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 소비자 시선은 가격에 몰렸다. 경쟁사인 애플의 맥북이나 얼마 전 출시된 LG전자의 그램보다 100만원 가량 더 저렴하면서도 고성능을 지원해서다. 출고가 기준으로 봤을 때 갤럭시 북3 시리즈는 최저 188만원부터다. 하지만 각종 프로모션을 더 한다면 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가성비라는 인식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언팩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트북 등 관련 영업조직을 총괄하는 이민철 삼성전자 상무는 갤럭시 북3가 가성비 제품이냐는 질문에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결국은 저희가 제품을 팔기 위해 많은 채널 파트너와 협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출고가와 실제 판매 가격은 파트너사가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그런 가격 정책을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3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의 답변은 갤럭시 북3의 저렴한 가격은 파트너사가 정한 정책일 뿐 삼성전자와는 무관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파트너사의 가성비 가격 정책에 제동을 걸지는 않고 있다. 다소 모순적인 행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모순적인 행보의 이유를 국내와 글로벌 시장의 입지 차이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 30%대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 1%에 불과하다. 이에 중저가 가성비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갖춘 외국 브랜드와 점유율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내와 달리 아직 입지가 좁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보단 가성비 시장을 노려야 한다. 해외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삼성전자의 노트북이 당장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서는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가성비만 앞세운다면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1위 사업자'로서의 입지와도 맞지 않는다. 이에 갤럭시 북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개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가성비 제품에 가까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와 해외 시장의 상황 차이로 삼성전자 노트북이 걸어야 할 길은 쉽지 않아졌다. 국내에서 1위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해외에서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부터 공략해 점유율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이 충분히 이뤄진 후 점차 하이엔드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에서도 프리미엄 니즈가 핵심 수요로 자리 잡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에 필요한 '투 트랙(Two Track)' 전략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글로벌 소비자에게도 하이엔드 제품을 제공하는 갤럭시 북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김수지 아주경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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