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IT혁신기업 자금·인력난, 정부가 구원투수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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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1-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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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일상을 잠식한 코로나19 사태는 IT 업계 전반의 상품·서비스 소비를 강제하거나 장려하는 환경을 형성했다. 정부가 나서서 모든 개인과 조직이 ‘디지털 대전환’ 흐름에 올라탈 것을 독려했다. 기업과 기관 의사결정권자는 무엇을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에 발생한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상황을 개선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과 방법을 고민했다. 혹은 그런 시늉이라도 하고자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를 준비했던 곳은 급성장을 경험했고, 당장 준비되지 않았던 곳에도 지난 3년은 뭔가 보여줄 만한 시기였다. 덩치 큰 기업들의 작년 실적은 대체로 좋았겠고 악화했어도 치명적이진 않을 테다.

마침 포털과 게임을 비롯한 IT·소프트웨어(SW) 업계 주요 상장 기업들의 2022년 4분기와 연간 실적 공시·발표 일정이 줄줄이 잡혔다. 오는 2월 3일 네이버를 시작으로 8일 크래프톤, 9일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10일 카카오와 NHN, 14일 펄어비스·네오위즈, 15일 위메이드가 작년 한 해 경영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IT 업계는 실적 발표를 앞둔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본사와 전 세계 각지에서 수천·수만명 규모 감원을 발표했고,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필두로 2월 초 메타플랫폼스(전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지주사), 애플, 아마존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국내 기업들도 감원까진 아니어도 효율 개선과 선택과 집중을 강조할 듯하다.

아직 규모가 작고 기반이 무른 신생·중소기업의 사정은 다를 수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2022 초연결 지능화시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분야 혁신기업’ 보고서에 담긴 혁신기업 180곳 통계가 이 예감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2022년 매출 대비 60%에 달하는 DNA 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2%포인트를 끌어올린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의 작년 외부 투자 유치 금액은 전년 대비 67% 줄었고 기업 종사자 수, DNA 분야 사업 담당자와 기술인력 엔지니어 수 모두 쪼그라들었다. 이들의 2021년도 전체 매출과 디지털 관련 혁신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뚜렷하게 커졌지만 2022년도 그랬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규모와 기반을 갖춘 조직은 위기 시 사업 구조조정과 직무 재배치, 선별적 투자로 대처할 수 있지만, 작은 기업에겐 뾰족한 수가 없다. 작년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관망세로 돌아선 민간 벤처캐피탈(VC) 등은 도움이 안 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30일 ‘혹한기 VC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을 통해 “2023년에도 VC 시장은 침체 가능성이 높아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민관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며 “금융그룹 계열 VC와 CVC는 투자 확대를 통해 기업 역량 제고 및 혹한기 이후 시장 선점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가 AI 유니콘 육성과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도약’ 실현을 위해 IT 소비자·투자자 역할을 강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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