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MS 개정] "中·러 원료 쓰지마"...반덤핑관세 확대 우려에 한국 산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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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1-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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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경쟁력 갖춘 제품 수입차단 초점

  • 국내 철강제품 타격 우려

  • 석유화학·배터리 업계도 긴장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이어, 특별시장상황(Particular Market Situation, 이하 PMS)이라 불리는 제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제강사는 물론 석유화학, 양극재 등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PMS 개정을 예고하고, 의견수렴 공고문을 냈다.

PMS규정은 오바마 정부였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국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거나, 과도한 가격경쟁력으로부터 미국 산업에 피해를 입히는 기업에게 반덤핑관세를 물리는 대외무역 기법 중 하나다. 주로 값싼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수입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데 이용됐으며, 한국의 대미 철강제품 수출이 제도 초기 제재대상이기도 했다.

이번 개정공고는 미 상무부가 PMS 적용 기준, 관세 계산 방법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작업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정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값싼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생산된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산업계 중에서는 당장 제강사들이 문제다. 한국산 철강제품은 현재 PMS 적용 품목으로 현재까지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동국제강의 컬러도금강판, 세아제강의 강관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미국이 한국의 철강제품에 PMS를 적용하는 이유는 매번 달랐지만 시작은 중국산 열연을 우회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내 제강사들은 이에 대책으로 미국향 철강제품에는 중국산 열연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최소 1.6%라는 반덤핑관세가 붙고 있다.

제강사들에 부과되는 반덤핑관세는 일정 시기를 두고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책정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를 명확히 해 유동적인 관세 적용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더 이상 국내 제강사들이 관세를 두고 미국 정부와 흥정할 수 없게 된다. 중국산 열연을 완전히 배제했음에도 PMS 적용 품목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면 높은 수준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적용 품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MS의 당초 취지가 중국산 원자재에 대한 견제였던 만큼 배터리, 석유화학업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양극재는 코발트 등 주요 원료를 사실상 중국산에 전부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중국산 원료의 비율을 낮춘다 해도 중국산을 사용하는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미국 조사당국의 우회조사 개시건수를 보면 한국에 대한 조사는 5건으로 중국(60건)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조사를 받았다.

러시아산 나프타를 사용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EU의 제재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이 중국산에 이어 러시아산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EU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EU 역시 PMS와 비슷한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를 개정해 중국·러시아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수입품 제재를 강화할 준비에 나선 상태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러시아산 나프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은 지난해에만 러시아로부터 191만5097t(톤)을 수입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에 이어 5번째로 큰 규모다. 

김경화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연구원은 “PMS는 그동안 철강제품을 중심으로 적용돼 왔으며, 현재 미정부에 의견을 제출한 기업들도 철강업계”라며 “향후 개정안도 철강업계가 가장 연관이 있겠지만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면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이 환한 불빛을 밝히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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