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MA 매력 '뚝'… 고금리 찾는 엑소더스에 잔고 5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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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01-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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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5% 은행 예금으로 이동

  • 작년 하반기에만 월 3%씩 줄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잔고가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높은 금리를 챙겨주는 은행권으로 흘러 들어간 모습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부동산시장도 위축하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도 맞물렸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개인 CMA 잔액은 48조8467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 CMA 잔액은 지난해 12월 49조1372억원을 기록하며 5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2020년 5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CMA는 고객이 맡긴 돈을 증권사가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발행어음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이자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CMA 잔고는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도 읽힌다.
 
전체 개인 CMA의 잔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RP형은 1년 전과 비교해 지난해 말 32.11%가 줄었다. 특히 계좌 수는 늘어난 반면 잔고가 줄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1년 말 개인이 보유한 총 CMA계좌수는 3166만좌에서 2022년 3577만좌로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411만좌가 늘었다. 계좌 계설은 했지만 이용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 약세장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년 동안 25.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33,92% 떨어졌다. 주식투자로 큰 재미를 볼 수 없게 되자 자금도 이탈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들어서만 잔액이 월평균 3%씩 감소했다.
 
또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CMA와 비교해 높은 수준인데다 주식, 주택가격 하락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도 맞물리면서 정기예금으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급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말 965조3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 10월까지 186조608억원(23.89%)이 몰린 것이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10월 예금은행 정기예금의 58%(신규취급액 기준)에는 4.0% 이상의 금리가 적용됐다. 일부 7.4%는 심지어 5.0% 이상의 금리로 이자를 받는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1.5∼2.0%였다.
 
물론 증권사들도 CMA 금리를 높이고는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후 CMA 금리를 올렸다. 현재 대부분 연 2~3%대로, 발행어음형은 7~8%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발행어음형을 제외하곤 은행권 예금보다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하락하다보니 저점 투자를 노리고 계좌를 만드는 투자자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리가 은행 예금금리보다 경쟁력이 떨어져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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