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해넘기는 한국타이어···노조, 내년 초 총파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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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12-2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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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업일수 제외한 성과급 등 힘겨루기

  • 4분기 공장가동률 떨어지며 적자 전망

올해 국내공장의 흑자전환을 노리던 한국타이어가 노조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는 내년 총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을 갖고 있어 노사간 힘겨루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으로 올해 4분기 국내공장의 이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조와의 갈등이 지속되면 공장의 해외 이전 검토에 속도가 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노조는 사측과 연내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하지 못하면서 내년 초 총파업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 4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민주노총 한국타이어지회(1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2노조의 복수노조를 두고 있다. 2노조와는 지난 10월 기본급 5%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1노조는 기본급 5.6%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 외에 별도의 타결금 200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노조의 파업일수를 제외한 성과급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1노조는 이를 두고 2노조와의 차별일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총파업이 아닌 하루 1~8시간의 게릴라성 파업을 이어왔고 현재 본사 앞 농성을 펼치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총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노조 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타이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노조별로 근로조건의 격차가 벌어지게 될 뿐 아니라 2노조원들이 1노조로 이동할 수 있다. 금속노조 소속인 1노조는 2노조와 비교해 강성으로 여겨져 세력이 커질 경우 단체 교섭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앞으로 파업 수위가 높아진다면 대규모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생산 능력은 연 1억개 수준이다. 국내 공장의 비중은 약 40%로 파업 시 생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미 피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국내에서 생산됐던 고인치 타이어 등 일부 물량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고 있다. 노조의 게릴라 파업이 공장의 해외 이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장 가동률도 약 5~6% 감소했다. 

실적 개선에도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타이어의 국내공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냈다. 올해 교체용 타이어(RE) 판매를 늘리며 흑자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 탓에 올 3분기 국내 공장의 누적 이익률은 0%를 기록했다. 올 4분기에는 마이너스 이익률을 나타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일수가 늘어날수록 노조의 금전 손해도 커지는 셈"이라며 "노조는 당장의 손해보다 세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난 등 어려운 경영 상황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명분 없는 임금인상 요구를 이어가면 회사도 노조도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사진=한국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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