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지방선거 D-3…관전포인트 훑어보기

  • '장제스 증손자' 타이베이 시장 유력후보로

  • 민진당 '반중'카드···이번에도 통할까

  • '대만의 안철수' 제3세력 부상할까

차기 타이베이 시장 후보 지지도[그래픽=아주경제DB]

 
대만 지방선거가 26일(현지시각) 치러진다. 4년에 한번 열리는 대만 지방선거는 6개 직할시(타이베이·타이중·타이난·타오위안·신베이· 가오슝)를 포함한 22개 현·시 각급 지역 단체장과 의원 등 아홉 가지 공직자를 한번에 선출해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린다.

올해 지방선거는 현 집권당인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에 대한 중간 성적표의 의미가 있는 데다가 2024년 차기 총통 선거 향방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최근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까지 나오는 등 대만 해협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열리는 선거로, 향후 양안(兩岸, 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8년 선거에서는 친중 성향의 야당인 국민당이 압승해 15개 지역 단체장 자리를 수중에 넣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반중' 카드를 내걸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지만 국민당의 우세를 뒤집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대만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뉴쩌쉰 대만 문화대 교수는 홍콩 명보에서 “국민당이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이는 게 2018년과 다를 바 없다”며 “6개 직할시를 살펴보면 국민당은 타이베이·신베이·타이중에서 안정권에 있고, 타오위안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관측했다. 
 
'장제스 증손자'···국민당 구세주 될까
접전이 가장 치열한 곳은 단연 수도 타이베이다. '총통 등용문'으로 불리는 타이베이 시장이 누가 되느냐는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다. 천수이볜, 마잉주 전 총통이 타이베이 시장을 거쳐 총통 자리에 올랐다.

현재 타이베이 시장은 국민당·민진당·민중당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친민진당 성향의 대만 자유시보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당 후보 장완안(蔣萬安·43)이 지지율 37.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진당 후보 천스중(陳時中·68)과 민중당 후보 황산산(黃珊珊·53)이 각각 30.4%, 11.2% 지지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대만 타이베이 시장 후보로 나선 장완안 국민당 후보가 17일(현지시각) 선거 유세전에서 유권자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 후보는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증손자로 전 대만 입법의원(국회의원) 출신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자로 알려진 장완안은 2024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노리는 국민당이 기대를 거는 후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법학과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기업 변호사로 일한 엘리트 출신이다. 전 보건부장관을 지낸 천스중 후보와 비교하면 정치적 경험은 아직 부족하지만, 2016년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으로 선출돼 정치적 기반을 닦으며 2020년에도 연임에 성공한 이력이 있다. 

젊고 신선한 이미지, 중국에 대한 온건한 접근 방식이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국민당 성향의 노년층 유권자들은 최근 양안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불확실한 현 시점에서 장완안을 안전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그가 타이베이 시장으로 선출되면 차기 2024년 대선에서 국민당 총통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까지 나온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글로벌타이완연구소(GTI) 러셀 샤오 이사는 블룸버그에 “장완안이 당선되면 국민당에 신선한 정치적 이미지를 입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이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2024년 차기 총통 선거와 양안 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대만 전문가인 카리스 템플맨은 "다만 국민당으로선 대만 유권자들에게 국민당이 국가 안보와 주권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안심시켜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이달 초 장완안 후보도 TV토론회에서 국민당의 친중 이미지와 다소 거리를 두며 “중화민국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갈등 고조 속 민진당 '반중'카드 통할까
대만 지방 선거 쟁점은 대부분 국내 지역문제에 국한됐지만, 올해만큼은 안보 문제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앞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섬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무력 시위를 벌여 대만해협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면서다. 

이 틈을 타서 열세에 놓인 민진당은 반중 카드를 내걸어 국민당에 맞서는 모양새다. ‘항중보대(抗中保臺, 중국에 맞서 대만을 보위하자)’를 외치며 반중표를 끌어모으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선거 유세에 나선 차이잉원 총통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압승하면서 중국 본토에 대만을 욕심내도 된다는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두달도 채 안된 2019년 초 중국 정부는 대만과의 일국양제 통일 방안을 처음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현지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훙씨는 블룸버그에 “전쟁이 두렵지만 통일이 더 두렵다”며 “국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양안 관계에 긴장감은 다소 줄겠지만, 대만이 결국 중국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비록 민진당이 반중 정서를 고조시키곤 있지만, 판도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차이 정권의 국정 운영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최근 타오위안 시장 선거에 출마한 린즈젠 민진당 후보의 논문 표절에 따른 퇴출, 보이스피싱 사기로 캄보디아에 억류된 대만인 송환 등 최근 불거진 이슈에서 민진당이 위기 관리 능력의 미흡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2일 타이베이 시장 선거 유세전에서 천스중(오른쪽) 민진당 후보 지지에 나선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의 안철수' 커원저···제3세력 부상하나
전통적으로 대만 정치권은 녹색진영(綠營, 민진당)과 남색진영(藍營, 국민당)으로 나뉘었다. 그런데 최근 중도 세력인 제3세력이 부상하며 양당 구도를 깨뜨렸다. 바로 현 타이베이 시장인 커원저가 만든 민중당이다.

외과의사 출신의 커원저는 한때 ‘대만의 안철수'로 불리며,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전략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2014년 무소속이지만 민진당과 연합해 16년간 '국민당 표밭’이었던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출마해 압승을 거뒀다. 친중·반중에 얽매이기보다는 양안 관계에 있어서 실용주의적 태도를 취해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후 민진당과도 결별하며 2018년엔 단독 출마해 국민당·민진당 공세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 기세를 몰아 2019년 창당한 게 민중당이다.
 

26일 대만 지방선거의 제3세력으로 떠오른 민중당 후보 홍보 벽보가 타이베이 거리에 붙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커원저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차기 유력한 대권후보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민중당은 대만 '제7의 직할시'라 불리는 신주시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신주시는 TSMC· 폭스콘 등 대만 첨단 반도체·IT기업 소재지로 세계적 반도체 허브이자, 대만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알려졌다. 커원저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광파공사(BCC)가 갤럽과 지난 12일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주시에서 가오훙안 민중당 후보가 25.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39세 이하 젊은 유권자층에서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시민권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는 국민투표도 함께 치러진다. 안건이 통과되면 대만의 젊은 유권자가 늘면서 이들이 관심을 갖는 취업이나 젠더 문제가 대만의 미래 정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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