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얼어붙은 기업공개 시장…교보생명 IPO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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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2-1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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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사 전환 초석…기존 IPO 계획 유지

  • 흥행 불투명…"미래가치 예단해 투자 판단 쉽지 않을듯"

  • 주주와의 사법리스크도 여전…법쟁 분쟁 마무리 '분수령'

[사진=교보생명]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증시 불황 속 보험업권에서는 교보생명의 숙원사업인 기업공개(IPO)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측은 기존처럼 IPO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나 금융권에서는 기약 없는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인데다, 주주와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1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IPO 계획에 변경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레고랜드발 신용 위기가 터지면서 재계의 IPO 철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계획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해 말 IPO 추진을 공언한 바 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등에 대비해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고, 무엇보다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 불허 통보를 받았다. 그럼에도 추후 IPO 재추진의 뜻을 분명히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증시 침체와 금리 급등, 그리고 최근 대두된 자금 유동성 불안정성 이슈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현 상황에서 흥행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내다보는 분위기다. 이석호 한금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권도 자금경색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보험권의 경우 상품 자체가 대체로 장기성을 띠기 때문에, 최근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 속 투자자들이 보험사들의 미래가치를 예단해 투자 판단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주주와의 사법리스크 역시 IPO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여전하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회사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등 분쟁사건'이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등 교보생명 FI(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풋옵션 분쟁(주식매수청구권)이 지난 7월 거래소 심사의 불승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소송은 크게 2가지다. 어피너티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상대로 신청한 국제상업회의소 중재판정부 소송과 FI들이 풋옵션 과정에서 지분 가격을 부풀렸다고 혐의를 받는 형사소송이다.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9.05%)와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매입했다. 이때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5년 9월말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해당 기한까지 IPO를 하지 못하자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만큼 관련 분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IPO가 가시화되기 힘들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분쟁의 단초가 지분 가격 책정 등 공정시장가치(FMV) 평가였던 만큼, IPO를 통해 합리적 FMV가 산출될 것이란 시각이다. 반면, FI 측은 풋옵션 행사를 무력하게 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그간 교보생명의 IPO 추진은 기업공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사업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한 IPO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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