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인(人)]장우연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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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10-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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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베 가족은 양국관계의 첨병...2세들은 미래의 중심축"

  • "향후 또 다른 30년을 바라보며...한베가족협회 이끌 것"

  • "하나유치원 통해 소외된 한베가정의 어려움 돌봐야"

  • "주요 한인단체 위상에 걸맞는 계획안 곧 마련할 것"

장우연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장 [사진=아주경제 DB]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30주년이 됐지만, 이제 다음 30년을 준비할 때입니다. 앞으로 한베가정 2세들은 양국관계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장우연 한베가족협회장은 향후 양국관계에서 한베가족 자녀(2세)들의 중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설립된 한베가족 교육기관인 하나유치원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베트남 내에 한국 관련 교육시스템이 보다 체계화하고 제도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하노이 한인타운 모처에서 장 회장을 만났다. 장 회장은 베트남 한인사회 리더 중 누구보다 옹골찼다. 표현 그대로 그는 당찬 언행 하나에도 의미를 담았고 한베가족의 협회장으로서 행동 하나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향후 한베가족협회의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 그리고 주요사업에 대한 포부를 설파했다. 

그는 이제 협회는 주요 5대 한인단체로 거듭났고 회원 수나 위상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한베가족은 항상 ‘어렵다’, ‘도와달라’ 이런 이미지가 있는데 이제는 오히려 도움을 주고 역량을 베풀 수 있는 그런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협회의 주요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한베 가족에 대한 현행 비자정책의 까다로움을 지적하며 일반 베트남인과는 다르게 비자정책을 좀 적용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또한 한베 예비 가족에게는 선배로서 무엇보다 베트남 여성을 쉽게 보면 안된다며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고 생활비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장 회장은 지난 2007년 호찌민에서 첫 베트남 생활을 시작했다. 타이어부품 제조업체의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삼성 등 한국기업의 북부 투자열기와 맞물려 하노이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창업을 통해 건설업체인 AJ Company를 운영 중이다. 회사명은 본인 성씨인 장(J)과 아내의 성씨인 안(A)을 결합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아내는 하노이가 아닌 호찌민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하노이 한인사회가 끈끈하고 서로를 챙기는 좋은 전통이 있는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다음은 장우연 회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에 대한 연혁과 소개를 해달라.
한국·베트남 가족협회는 말 그대로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결혼해 가정을 이룬 회원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베트남에 한베가족협회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협회가 있다. 하노이 한베가족협회는 하노이를 포함해 박닌, 하이퐁 등 북부지역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중심이 된다. 회원 수는 현재 380여명 정도다.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의 시작을 말씀드리면 2000년대 중반, 작은 친목모임으로 시작을 해서 2008년 잠정 발족했고 공식적으로 첫 창립행사를 하게 된 것은 2009년 1월이었다. 창립 당시 협회는 ‘행복한 한베가정’이라는 모토 속에 가족 간의 친목도모는 물론 양국문화 및 언어의 이해와 고충을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다. 
지금까지 회장은 8대째 배출했다. 본인은 올해 초 선출됐고 8대 회장이다. 회장직은 2년 임기다. 이전에 연임을 했던 회장 한분을 제외하면 모두 단임 회장이었다. 조직구성을 보면 회장을 포함한 임원단, 이사진, 사무처, 여성부가 있다.
초창기에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베 가정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협회의 주요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자라나는 한베 2세들을 위한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회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한베가족협회 특징은 다른 단체와 달리 우선 가입을 하게 되면 회원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협회 회원 자격으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남편과 아내를 포함해 자녀들도 모두 행사나 일이 있다면 합심해 서로를 돕는다. 그만큼 어느 단체보다 조직 결속력이 강하고 끈끈하다고 생각한다.

-협회 내 여성부가 별도로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어떤 역할을 하나
여성부는 주로 한베가족협회 회원 중 한국남성과 베트남여성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보니 베트남인 아내들로 이뤄진 별도의 조직을 의미한다. 특히 한베가족협회에서 여성부는 협회 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베 가정의 많은 아내들이 한국어가 가능하다 보니 다양한 부분에서 자원봉사 형식으로 통역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 영사부에서 서류 번역이 필요하면 협회 여성부 소속 베트남인 아내들이 번역을 많이 했다. 또 지금은 한인회 통역이 있지만 없을 때는 초창기 한인회가 많은 통역을 지원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때 협회 여성부가 큰 역할을 했다. 일례로 군부대에 격리됐던 한인들에게 물품을 전달했다. 코로나 초창기에는 모두가 두서없이 일을 하는 바람에 베트남 정부가 한인들을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군부대에 격리시키곤 했다. 이에 한인들은 열악한 시설에 힘들어했다. 이때 한베가족협회는 한인회와 협력해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대를 가지고 한인들이 있는 해당 군부대를 방문했지만, 해당 부대장은 코로나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아마 한인들만 갔었다면 물품을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함께 간 베트남인 아내들 덕분에 해당 군부대에 면담을 강하게 요청할 수 있었고 부대장 허가 후 물품들을 안전하게 한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또 지난번 하노이한인회에서 코로나19 백신 교민 무료접종을 주관했을 때 많은 교민들이 베트남어를 못하다보니 지역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할 때도 베트남 아내들이 통역 지원을 했다. 이처럼 여성부는 한인사회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내 전체 한베가족 현황은 어떻게 파악되고 있나.
우리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6년 500여 가구에 불과했던 한베 가족은 2020년 기준으로 1800여 가구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삼성과 LG 등 주요업체들이 대거 입주한 북부 산업단지의 경우 한국 교민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나날이 한베가족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베가족은 초기에 남부의 호찌민에 많이 거주했지만 지금은 그에 못지않게 상당수가 북부에 거주하고 있다고 파악된다. 아직 자녀가 없는 20·30대까지 포함하면 베트남 북부에 거주하는 한베가족은 2200가구를 충분히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베가족의 대부분은 다자녀 가구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구당 2명의 자녀가 있다고 가정하면 한베가족의 2세들은 적어도 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 남부를 포함하면 한베가정 구성원은 족히 1만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베 가족협회의 주요 활동사항이 있다면.
협회는 매달 정기총회와 연례행사로 한베가족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이외에 토요한글학교, 방과 후 한베가정 숙제지원 등 여러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 중 협회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하나유치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하나유치원은 한베가정 2세의 올바른 한국교육을 목표로 지난 5월에 정식 개원했다. 하나유치원은 2대 회장 때부터 본격 구상됐고 각 임기의 회장 때마다 개인 및 기업후원과 행사 등으로 계속 기금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이렇게 해왔던 것이 결실을 맺어 본인 임기 때 본격적으로 하나유치원을 열 수 있었다.
하나유치원은 한베가족협회의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였다. 사실 유치원을 열기까지 그동안 굴곡이 많았다. 개관식 때 본인은 그 부침을 다 알기에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5월, 한베가정 자녀들을 위한 교육기관 '하나유치원'이 개관했다. [사진=하노이 한베가족협회]

-하나유치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하나유치원은 특히 한베가정 중 유지원에 가기 힘든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됐다. 한베가정 중에는 한부모 자녀들도 꽤 있다. 한부모 가정은 주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인 아내의 이혼으로 생기는데, 대부분 한국 남편은 한국으로 가버리고 아내가 베트남에 홀로남아 자녀를 어렵게 키우는 경우다. 이런 아내 중에는 운전기사, 주방보조 등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유치원은 보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나중에 사정이 나아져 학생이 한국국제학교 진학을 원해도 유치원에서 한글공부가 안되면 진학해서 따라가기가 힘들다. 이에 따라 이러한 한베가정을 지원하고 최소한의 교육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시작한 것이 하나유치원이다.
유치원은 정식교사자격증 있는 한국인 선생님이 5분, 원장님 1분 이렇게 계신다. 유치원의 정원(68명)은 벌써 다 찼다. 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결국 재정인데, 학비를 저렴하게 책정하다보니 매월 적자가 발생한다. 이를 위해 일부를 참기름 판매 등 부대사업으로 메우고 있지만 여력이 벅차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뜻있는 후원자들이 1인 3구좌(3인), 회장과 각 회원들의 후원으로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하나유치원에 대한 계획은 본인의 회장직이 만료되어도 유치원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관리제계와 재무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즉 기금(가칭:희망나눔재단) 형식을 도입해 꾸준히 기금을 유치해 유치원을 위해 쓰일 수 있게 하고 후원회 관리는 한인회에 위탁해 사용처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유지원 지속에 대한 한 방편으로 하나유치원을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병설 유치원으로 흡수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호찌민국제학교에 병설 유치원이 있는 것처럼, 하나유치원이 하노이한국국제학교에 들어가 교육부의 지원이 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협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한베 가족의 최고화두는 비자 문제다. 코로나19 당시 한국 사람들도 양국을 오가기 힘들었지만 베트남 사람도 크게 힘들었다. 최근에는 왕래가 풀렸지만 여전히 매일같이 회원들에게 문의가 오는 것 중 하나가 아내의 비자 발급여부다. 일단 비자 서류를 준비하는게 복잡하다. 결혼비자(F6)의 경우에는 준비서류만 거의 40여 가지다. 또 관광비자도 신원보증서 등 7가지 이상이 된다. 물론 서류가 준비되면 비자는 대부분 나오지만, 준비과정이 필요해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하는 급한 상황에서 남편만 홀로 한국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협회는 한베가족은 일반 베트남인과는 다르게 비자정책을 좀 적용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베트남에 거주목적이 확실하고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한 한베가족은 서류가 간편했으면 한다. 태국도 무사증으로 15일 한국방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협회는 현재 베트남인 아내의 경우 무사증으로 한국에 방문할 수 있도록 간편화 방안을 추진해달라고 대사관에 요청 중이다. 

-회장직을 떠나 한베가족 선배로서 예비 한베가정에게 조언을 한다면
주변에 후배들이나 한베 커플들이 찾아와 조언을 구하면 본인은 가장 먼저하는 말이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냐고 물어본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만큼 베트남 여성을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다. 대부분 보면 어느정도 사귀면 결혼을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베트남인 부모들이 한국남자와 결혼을 반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베트남인 여성이 높은 교육을 받고 집안이 좋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한 결혼을 하게 되면 아내의 친정에 생활비를 보내주는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하라고 한다. 본인이 결혼해서 아내가 일을 그만두고 가정생활에 전념하게 했으면 아내의 부모께 생활비를 드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이 베트남 문화다. 아내도 이전에는 급여의 절반을 부모님께 보냈다. 그런데 한국은 각자 생활이 강하다보니 이 부분에 상당히 박하다. 그래서 결혼 후 문제가 발생하고 자칫하다간 이혼까지 치닫는다. 그래서 이 부분을 명확히 이해하고 또 경제력이 안 되면 아예 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베트남에 일주일 만에 와서 소개소를 통해 결혼하고 이런 것은 정말 문제다. 베트남 사람이 아무나 결혼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다 사람 봐서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사례를 가지고 일반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베트남에 단기간 와서 장점 또는 단점만 보고 가는 것이다. 한국처럼 베트남도 다양한 면이 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잘 구분해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향후 포부와 계획이 있다면
흔히들 한베가족은 한베 관계의 첨병이자 핵심이라고 말한다. 본인 생각 또한 그렇다. 듀얼아이텐티티(이중정체성)을 가진 인재들이 형성되고 이를 기반한 인재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어두운 부분도 많다. 일부 한국남성들은 베트남에 놀러와서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내다가 애만 낳고 가버리는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한베가족협회에서 보듬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협회는 주요 5대 한인단체로 거듭났고 회원 수나 위상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한베가족협회는 도움을 받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향후에는 계획안을 통해 한베가족협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
개인적인 포부는 본인을 포함한 아내, 세 명의 자녀가 베트남에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지내는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하노이 한인사회가 끈끈하게 잘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노이 한인사회는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게 유기적으로 서로가 합심하는 좋은 전통이 있다. 그리고 본인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이바지하는 한 구성원이 되고자 한다. 
 

장우연 회장이 본지 인터뷰를 통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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