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사건 위자료 배상 확대한 헌재...관련 유사 소송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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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2-10-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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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보도연맹 등 과거 국가폭력으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최근 법원이 피해자 측 위자료 청구를 적극 인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막아 놓았던 법률에 대해 잇따라 위헌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향후 판례들이 유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소송 건수도 늘고 있다는 게 법조계 전언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송승우 재판장)는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자 유족인 A씨 등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약 7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에 대해 지난달 3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이 보도연맹 사건에서 원고 측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하게 된 것은 2018년 헌재 결정 이후다. 헌재는 당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대해 민법 166조 1항 등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민법 166조 1항은 소멸시효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과 국가재정법 등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날로부터 5년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그러나 국가가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집단 희생시키거나 불법구금·고문으로 유죄판결을 하고 사후에도 조작·은폐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저해한 사정이 있다면 민법상 소멸시효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당시 헌재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2020년 대법원은 울산 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에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은 사건이 일어난 때가 아닌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규명 결정통지서를 받은 날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헌재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민주화운동보상법)’과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보상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하면서 관련 사건의 위자료 지급 청구에 대한 판례 변경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대법원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5·18 유공자 A씨(61) 등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으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과거 5·18보상법 등에 따르면 피해자와 유족 등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 결정에 동의하면 재판상 화해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해 정신적 피해보상인 위자료 등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판례 역시 관련 사건의 정신적 피해보상을 부정하는 추세였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민주화운동보상법을 통해 보상을 받았을 때는 정신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더라도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헌재가 지난해 5·18보상법에 대해 공무원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적절한 배상 없이 손해배상청구권을 박탈한 것은 위헌이라고 선언하면서 피해자들은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졌다. 헌재는 2018년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대해서도 유사 취지로 청구인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의 침해를 인정하고 해당 법률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현재 서울고법 등에서 진행 중인 다른 5·18 유공자의 위자료 청구 소송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등 관련 과거사 사건에도 해당 판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5·18 유공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대리했던 광주광역시의 한 변호사는 “긴급조치 등 사건에서도 최근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관련 법률에서 규정하는 사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짐에 따라 최근 유사 소송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다만 위자료 청구 역시 손해배상 입증이 필요한 만큼 향후 관련 소송 등에서 액수 등을 다투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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