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반도체 장비업체들, 美 규제에 탈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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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0-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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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서방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미국의 규제로 인해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서 장비 설치 또는 서비스를 담당하는 미국인 직원들에게 작업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ASML은 직원들에게 "미국 직원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국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지원 등을 직·간접적으로 삼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 시민, 영주권 소지자 및 미국에 거주하는 비(非) 미국인 모두에게 작업 중단 통보가 적용된다고 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조치에는 미국 기업 외에도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 영주권자, 미국 거주자가 중국 반도체 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당 제재를 어길 소지가 있어, ASML이 직원들에게 급하게 작업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또 다른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4분기에 약 4억 달러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서방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에 발맞춰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가 추후 일부 재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국가 안보 전문가들은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미국이 제정한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봤다. 당분간 이들 기업이 수출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윌리 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런 대중국 제재가 미국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를 포기하고 저가 반도체 양산에 사활을 걸면, 미국 등 서방의 중국 저가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익명의 미 상무부 관계자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한정된 수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 교수가 내다 본 부작용 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는 중국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는 데 있다는 것이다.
 
다른 미국 및 서방 공급업체들도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와 램 리서치는 이미 설치된 장비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고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YMTC에 새 장비 설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서방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는 서방의 장비 업체가 중국 고객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미 상무부의 전 고위 관리인 케빈 울프는 해당 제재로 인해 “실수나 법 위반을 원하지 않는 기업들은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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